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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생각에서 오는 착각
산수유와 함께 봄을 기다리면서
2013-02-21 23:37:42최종 업데이트 : 2013-02-21 23:37:4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사람은 누구나 바다를 동경한다. 특히 나에게 겨울바다는 한경애의 노랫가사처럼 (김남조 시인의 시에 곡을 붙임)'그 날의 진실마저 얼어 버리고..'
그런 진실따위를 논하는 바다이기 보다 소담스럽고 포근하게 나를 감싸 줄 줄 아는 그런 바다면 좋겠다 싶었다.

우리들은 보통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쉽게 말처럼 실천은 또 어렵다.
잘 못 평가하다 보면 자기중심적 사고로 편협된 행위를 연출할 수도 있고 또 단정짓듯이 접어 들다보면 타인에 의한 자기 자신이 존재감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작년 12월 초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버스를 타고 통영에 갔다. 거제도도 갔다. 심야 버스를 타고 해운대까지 가는데 남편은 어리둥절해 했다. 갑자기 떠나면 왜 또 그리 일이 많이 생기는지 하지만 그 자체가 여행이고 정겨움 아닐까.
자로 잰 듯 딱딱 떨어지는 삶도 좋지만 무계획이 계획이 되어 버린 듯한 설레임으로 여행을 가는 것도 나쁘지 않는 것 같다.

긍정적인 생각에서 오는 착각_1
겨울에 가본 해운대의 일출과 통영 굴
어느 곳을 가든 그리고 어떤 이와 함께 하든 일단 집을 떠나고 다른 곳에서 잠을 자는 그 자체만으로도 추억이고 여행에서 오는 만족감은 시간이 흐를 수록 퇴색되지 않고 물 흐르듯이 잘 흘러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해운대의 겨울바다를 가까이에서 볼 수 없고 통영에서 먹던 굴도 입맛에서 사라져 가지만 그래도 기억속에 고스란히 있다.

이젠 입춘이 지나고 우수가 지나고 조금 있으면 개구리가 눈을뜨는 경칩이 다가온다. 봄은 어김없이 그렇게 달력속의 절기 이름으로도 우리곁에 가까이 다가 오고 있음을. 그런데 우리집 입구에 피어 있던 저 산수유열매는 아직도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었으니.

작년 가을 어느 오후날에 할머니 한분께서 산수유 열매 함께 따자고 나에게 제안을 하셨는데 나는 그날약속을 지킬 수가 없었다. 급한 일이 생겨 나갔다가 집에 오니 그 시간보다 십분이 늦었는데 과연 할머니께서는 나오셨을까. 그 십분 늦은 집앞에 할머니는 안계셨고 산수유 열매도 그대로 달려있다.
손만 뻗으면 잡히는 가지들도 그대로 있고 열매들로 대롱 대롱 선홍빛의 자태는 정말 탄성소리가 날 정도였는데 가까이에서 보면 열매지만 멀리서 보면 빨간 꽃이 나뭇가지에 내려 앉은 그런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산수유나무가 아직도 봄을 기다리듯이 열매와 함께 우리집을 지켜 준다. 현관입구에서 들어 가는 길목이 늘 낯설지가 않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도 버리고 와서 다시 들어 갈때도 나를 반겨주는 저 열매 만약 그때 할머니를 제 시간에 만나서 열매를 다 따버렸다면 지금까지 그렇게 빨간 추억은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젠 절대로 열매 따지 말아야 겠다. 떨어져 있는 열매로 만족하여야만 한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설령 그 열매를 따 버린다해도 그건 그분의 몫이지만 나부터는 그러지 말자 더 다짐해 본다.

산수유열매가 내곁에 가까이 있으면서 전해 주는 의미는 겨울바다 보다 더 포만감과 안락감을 안겨다 주니 굳이 겨울바다에 가 있지 않다해도 이 모든 것이 참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꺽어 버렸기에 꽃이 될 수도 없고 꽃이 될 수도 있듯이 자연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 감탄하고 유지한다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지언대.

긍정적인 생각에서 오는 착각_2
긍정적인 생각에서 오는 착각_2

산수유 열매는 구기자와 구분되어 잘 보면 타원형이다. 구기자는 한쪽이 뾰족하고 반대쪽은 둥글다 하지만 산수유는 앞부분 뒷부분이 모양이 동그스럼하니 똑같고 약간 형체가 길쭉하게 타원형이다.
그런 산수유 나무 구분부터 시작하여 전라도 구례쪽에 산수유 열매가 약효에도 좋고 최고라는 말도 있지만 가까에서 보는 산수유 열매는 아파트 주민들의 볼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약도 많이 뿌려 실제 음용할 수 없다고 하는데도 할머니와 약속이나 한듯이 따려고 하였다니.

올해도 산수유 열매가 다 지고 나면 또 다시 새순이 파릇 파릇 돋아 싹을 틔우겠지. 새봄의 전령사처럼새순으로 더 풍성한 초록의 여름을 맞이 하듯이. 우리의 삶도 마냥 겨울이진 않다.
좋은 일이 있으면 좋지 않는 일도 비슷하게 같이 공존한다고 하는데 너무 좋다고 박장대소하거나 호들갑 떨일 도 그러고 보면 아니라는 것.

자유기고가 김시훈님 글에서 처럼 그래도 안되든 되든 긍정적인 착각속에 살 수 만 있다면 가끔은 숨막히는 세상 답없어 불행을 더 염려하고 걱정하기 보다는 예측불허의 세상에서 그래도 '잘될꺼야' 하고 긍정적인 착각이라도 하는 것이 훨씬 스트레스 덜 받고 사는 길 아닐까.
뱀의 해엔 조금만 더 스트레스 덜 받고 사는 길을 산수유 열매를 보면서 생각이 머물고 있다.

긍정적인 생각, 산수유 열매, 여행, , 좋은 착각만 하기, 시민기자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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