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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에서 상상을 분양합니다
상상 씨앗 이야기와 에트랑제 표류기전
2013-02-22 13:38:19최종 업데이트 : 2013-02-22 13:38:19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대안공간에서 상상을 분양합니다_2
대안공간에서 상상을 분양합니다_2

작은 투명 비닐봉지 속에 담긴 씨앗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제일 큰 형님격의 붉은 색깔 콩은 여름 한철 시골집 울타리를 타고 올라가던 보라색 꽃을 피우는 울타리 콩이다. 작은 봉지 속에서 또르르 굴러다니는 좁쌀만 한 갈색의 알갱이는 봄이 되면 아파트 화단에 뿌렸던 봉숭아 씨앗이다. 반갑다. 두 알의 씨앗만으로 열 손톱은 충분히 물들일 수 있는 풍성한 꽃 피울 것이다. 

납작하면서 가장자리가 부숭부숭 솜털이 나 있는 씨앗은 접시꽃 씨앗이라고 생각했는데 정확하지 않다. 어디선가 보았던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도대체 무슨 씨앗인지 알 수가 없다. 어쩌랴. 날이 풀리면 화분에 심고 기다려야지.

'어떻게 생긴 꽃이 나올까? 물을 자주 주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규칙적으로 가끔 주는 것을 더 좋아할까? 예쁜 꽃이 안 필지도 모르지 그냥 풀일지도 몰라. 혹시 먹을 수 있는 나물이 나올지 모르니 잘 키워보는 수밖에 ...' 

지난 21일 대안공간 눈에 다녀왔다. 2013년 처음 하는 전시 타이틀은 이정주 작가의 에트랑제 표류기전과 민율 작가의 상상 씨앗 이야기였다. 

민율 작가의 상상 씨앗 이야기는 단순한 씨앗일 수도 있지만 그 씨앗이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때까지 고스란히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시간 속의 상상이었다. 작가의 상상 씨앗은 자라서 예쁜 고양이가 되거나 편안한 소파가 될지도 모르고 혹은 착한 곰이나 읽고 싶은 책, 맛있는 음식들이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현대인들은 쏟아지는 정보와 끊임없이 반복되는 바쁜 일상, 점점 더 편리해져가는 생활 속에서 상상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상상력을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작은 상상씨앗 하나를 분양함으로써 그것이 마음 한 구석 잠들어 있는 상상들이 깨우게 하는 것이라고 믿는 작가의 작품에서 보는 순간부터 상상의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가는 것을 보게 되리라.

대안공간에서 상상을 분양합니다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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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에서 상상을 분양합니다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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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에서 상상을 분양합니다_4
대안공간에서 상상을 분양합니다_4

이정주 작가의 에트랑제 표류기는 작가가 프랑스 유학 가서 이방인으로 느꼈던 것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것처럼, 청포도 밭 위를 열기구를 이용한 관광을 하면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람이 부는 대로 표류한 느낌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의 표류기는 작가의 어떤 소망일 수도 있고 이상일 수도 있겠다. 

미술 전공이 아닌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또 다른 열정을 엿보게 된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절박한 마음, 그래서 더욱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가의 자유로움을 본다. 

상상씨앗 이야기. 민율 상상을 분양합니다. 전 (제 1전시실)
에트랑제 표류기전. 이정주 (제 2전시실)
전시 기간 : 2013.2.15(금)~2.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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