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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 소음 문제..배려와 이해가 중요합니다
윗 층에서 가지고 온 한라봉 한 상자
2013-02-17 19:42:06최종 업데이트 : 2013-02-17 19:42:06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저녁 9시쯤 초인종이 울렸다. 이 시간에 누구지? 가족 모두 취침을 하기 위한 준비로 잠옷 바람이어서 누군가가 선뜻 나가기도 좀 그러하였고, 더군다나 이렇게 늦은 시간에 울리는 초인종 소리가 무서웠다. 서로 떠다 밀며 나가 보라고 하다가 결국에는 아빠가 나갔다. 

뒤에서 빼꼼하게 고개만 내밀며 누군지 보고 있는데 낯선 사람이었다. 도대체 어떠한 영문으로 이렇게 늦은 시간에 남의 집에 왔나 싶어서 궁금 했는데, 다름 아닌 윗 층 사람이라고 자기를 소개 했다. 윗 층 사람들 얼굴도 모르고 마주 친 적도 없는데 그 아저씨가 작은 한라봉 한 상자를 가지고 와서 내 밀었다.

 

층간 소음 문제..배려와 이해가 중요합니다_1
층간 소음 문제..배려와 이해가 중요합니다_1

자초지종도 모르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이런 물건을 받아야 하는지도 몰라서 어벙벙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한라봉 까지 가지고 온 이유가 있었다. 
바로 아저씨의 두 아들 때문이었다. 한창 층간 소음으로 살인 사건까지 일어나는 등, 층간 소음의 문제가 대두 되고 있는 시점에서 자신의 아들들이 가끔씩 층간 소음을 유발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앞으로도 조금 이해를 해달라는 부탁으로 내려 온 것이었다. 

층간 소음을 계속적으로 듣게 된다면 이 보다 더한 스트레스가 없다고 한다. 특히 밤에 윗 층에서 나는 소음으로 인해 생기는 불면증은 사람을 예민하고 날카롭게 만들기도 한다. 깜짝 놀란 적은 층간 소음 사건 기사를 다룬 글 밑에 댓글들이었다.
 '층간 소음을 안 당 해 본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불면증 때문에 사회 생활을 못하고 있다. 가끔은 윗 층 사람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라고 쓴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아이들의 쿵쾅 거리는 소리와 의자 끄는 소리 등을 전부 합해서 나는 소음이 있기는 하다. 있긴 하지만, 우리 집은 운이 좋게도 그렇게 심한 소음도 아니거니와 아직 어린 아이들이라서 그러려니 이해를 하고 넘어가는 편이다. 
말을 알아 들을만한 나이의 아이들이라면 부모들이 알아서 잘 이해를 시키겠지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어른들이 이해를 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과거에 우리 가족은 층간 소음으로 인한 억울한 일을 당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더 이해를 하려고 한다. 3년전 쯤에 아랫 층에 살고 있는 남자가 문을 두드리면서 삿대질을 해가면서 조용히 하라고 한 일이 있었다. 그 당시 우리 집의 가족 구성원은 할머니와 부모님 밖에 안계셨다. 

자식들은 대학 때문에 타지에 나가서 산지 오래 되었고, 자녀들이 다 빠져 나간 집은 그야말로 조용함 그 자체였는데, 아랫 집 남자가 자기네 집에 아기가 있는데 시끄러워 죽겠다며, 예의 없이 굴었는데, 아이들이 없는 집 안에 설마 어른들이 쿵쾅거리며 뛰었겠냐며 들어와서 확인 좀 해보시라고 엄마가 같이 싸웠던 적이 있다. 

그때의 그 소음의 근원지가 우리 윗 층이었는지 아니면 어디서 나온 것인지는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으나, 그때 당시만 해도 너무나 억울했던 엄마가 두 번이나 올라온 아랫 집에 직접 찾아가서 싸운 적이 있었다. 오해를 받았던 일이 있기 때문에, 혹시나 윗 층에서 시끄럽게 소리가 나더라도 그 소음의 원인이 윗 층이 아닌 대각선이나 아니면 그 다음 윗 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더 신중해졌다. 

그런데 윗 층에서의 소음은 그 집 아이들이였다는 것이 확실 했는데, 층간 소음으로 인한 문제를 야기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아파트에 살면 어느 정도 층간 소음은 감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도를 넘은 층간 소음은 반드시 문제가 될 수는 있다.
앞 서 말했듯이 소음으로 인해 겪게 되는 신체적 리듬의 깨지게 되는 순간 인간은 큰 불쾌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불쾌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윗 층에서 한라봉을 사들고 올지는 꿈에도 몰랐다. 

윗 집 아저씨께서 많이 시끄러울 텐데 죄송스럽다는 말과 함께 건네 준 한라봉을 보고 있자니 괜히 마음이 이상해짐을 느꼈다. 괜시리 우리가 더 미안해지는 입장이 되었다.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서 남을 배려 하는 마음을 갖기란 힘들다. 그것도 자신의 자녀가 놀다 보면 조금의 소음은 생길 수 있다며 그것도 이해 못해 주나?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 가는 사람이 거의 대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랫 층인 우리 집의 마음을 헤아려 준 것도 너무 고마웠고, 이렇게 미리 찾아 와서 양해를 구한 것에도 놀라웠다. 

아무래도 요즘 층간 소음 사건이 각종 매체에서 많이 다뤄져서 윗 층에서 걱정 아닌 걱정을 한 것 같았다. 층간 소음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이해'와 '조심'을 항상 명심해야 된다. 
윗 층의 입장에서는 역지사지를 생각하여 소음의 발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조심'을 해야 하고, 아랫 층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필요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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