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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중반...그 이후
2013-02-19 23:17:59최종 업데이트 : 2013-02-19 23:17:59 작성자 : 시민기자   최미란

사십중반...그 이후_1
사십중반...그 이후_1

어느새 보이지 않게 봄이 한발을  내밀었는지 벚꽃나무 가지끝에 외로움이 살짝 사그러들었다.
꽃샘추위가 다시 오겠지만 한발 한발 봄이 우리 곁으로 오고 있음을 느낀다.
추운 겨울 창문으로 드리우는 햇살은 어느 햇살보다 부드럽고 투명하다. 

아..행복하다.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고 따스한 커피한잔이  이 아침의 행복을 더한다.

사십대 중반...참 애매모호하면서도  오묘한 나이.
참 많이 살아온것 같아도 아직 한 세기를 사는 이시대에서는 반도 살지못한 인생이고, 아이들이 한창 커가는 시기라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신경이 쓰이고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는나이. 특히 사십대 중반의 여성들은, 더욱 그러하다.

간혹 가게에 커피를 마시러 오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삶을 살아온 방식도 다르고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공통되는 주제속에서 하나같이  같은 결론을 펼쳐낸다.
결혼 이십년의 생활동안 남편이 사업에 여러번 부도가 나고 절망에 빠져 힘들어할때 커가는 아이들과 쌓인 빚때문에라도 일을 해야 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자신이 이십년을   쉬지도 못하고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할때면 수많은 사람들중에 하필이면 나인가 하는 생각에 자살도 생각해본적이 있다며 "예전에는 감히 누구한테 얘기도 못했는데 나이가 드니 창피하다기 보다는 자신의 잘못이였던거 같다"며 허탈하게 웃는 분도 있었다.
 
남편의 잦은 외도로  매일 울었는데 너무 힘들어 이혼하고 힘들게 살며 혼자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이젠 아이들이 사춘기가 접어들어 아빠에 대한 반항과 그로인해 엄마에게 스트레스를 풀어서 경제적인 문제때문에 일에도 지쳐 있는데 여러가지로 살고 싶지 않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다.

수시로 오시는 분 중 한분은 남편이 경제적 능력이 있으나 집에서는 하숙생이고 가정에 소홀해서 너무 힘들고 외로워 무언가 자신을 위해 시도하고 싶은데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 겁도 나고 두렵다 보니 자신의 존재가 너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는 말을 하곤했다..

그 이외에 대부분은 평범한 생활속에 성실하게 가장의 역할을 하는데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확하게 집으로 귀가하는 남편이 부담스럽다는 얘기.
경제적으로도 여유있고 남편이 다정다감하여 가족에게도 충실하지만 왠지 스스로 외롭다고 느낄때가 많다는 이야기.
각양각색 다양한 부류의 사십대 중반들이지만 하나같이 얘기하는 것은 마음이 허전하고 이유없이 눈물이 날때가 많다는 것이다.

좀더 젊은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힘들거나 외로울때 남편을 탓하겠지만  사십 중반 여성들의 절반 이상은 적어도 자기 자신을 탓한다.
왜 2~30대에 그렇게 남편 바라기였나? 그 젊고 소중한 시기에 자신을 위해 무언가 배워두거나 짬을 내서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걸 오히려 그러한 남편 바라기가 한창 젊은 나이에 열정적으로 일하는 남편에게도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손하나 까닥하지 않고 집에와서 쉬기만 하는 남편도 결국은 처음에 자신이 만든 습관중의 하나라면서 자신들을 탓한다.
어쩌면 능력있는 남편인데  남편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모든것을 다 뒷바라지 하고 해결하여 결국 아내에게 의지하는 피동적 존재로 만들어 버린것은 아닌지...
정말 하나같이 남편을 얘기하면서도 자기자신을 탓하며 허전함과 우울감이 같이 오면서 눈물이 난다고 한다.

가장 여성이 우울함을 느끼는 나이게 44~45세 라고 하는데 그게 맞는 말인 것 같다.
아마도 스스로 살아온 삶에 대해 후회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동안 가족이라는 든든한 뿌리를 두고  그 인고의 추운 겨울을 온몸으로 이겨내며 가장 밑에서 가지끝까지 생명을 불어 넣었다면 이젠 가지 하나쯤은 자신을 위해 꽃 피울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시간이 없어서...'는 자신을 합리화 하기 위함이 아닌지, 왜냐면 그동안 시간이 없었다면 앞으로도 또한 시간은 없을 테니까...

사십중반...그 이후_2
사십중반...그 이후_2

커피한잔에 행복해하며, 햇살과 바람과 친구도 하며, 길가 돌틈 사이에 핀 작은 들꽃과도 이야기 하는 삶. 자신을 위해 단 한시간이라도 마음여행을 떠날 수있는 삶.
뿌리 깊은 바닥으로부터 끌어 올렸던 힘으로 이젠 자신을 위해 가지 끝에 달린 희망을 바라보는 삶을 이야기 했으면 한다.나 자신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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