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결혼해서 엄마가 되면 달라지겠지?
2013-02-15 16:48:58최종 업데이트 : 2013-02-15 16:48:58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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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가 아이 둘을 어느 정도 키우고 난 뒤에 일을 다시 하려고, 이리 저리 돌아다닌 끝에 일자리를 구했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살림만 하던 이모는 입고 나갈 옷부터 걱정을 하기 시작 했다. 처녀 시절에는 그래도 허리 26에 좋은 몸매를 자랑하던 이모여서 아무 옷이나 입어도 맵시가 났다. 나도 결혼해서 엄마가 되면 달라지겠지?_1 그래도 직장을 다니기 위해서는 옷을 구입해야 했기 때문에 옷 가게에 들어가서 옷들을 입어 봤다. 봄이 다가오니 겨울옷들을 파격 세일을 하는 곳이 많았다. 말만 파격 세일이지, 원 가격이 도대체 얼마였기에 30% 세일 하는 옷의 가격이 60만원이란 말인가... 그 밖에도 기본 30만원은 넘는 옷들이 수두룩했다. 이와 같이 비싼 겨울옷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계절이 끝나 갈 무렵에 세일 하는 옷을 사 두면 엄청 싸게 살 수 있다. 그래서 그 다음 해에 입을 수 있도록 유행이 타지 않는 것들로만 사는 것이 좋은데 이런 노하우는 누구 쯤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나름 겨울이 끝나갈 무렵에 사는 옷인데도 겨울옷이라 그런지 비싼 편에 속했다. " 언니! 너무 잘 어울리신다. 하나도 안 뚱뚱해 보이네요. 엉덩이도 다 가려지고, 귀품 있어 보여요." 점원이 하는 말들이었는데 내가 봐도 그 옷은 이모를 위한 맞춤 제작형 옷이었다. 점원의 아첨 같은 말들이 사실이었다. 약간 하체 비만이 있어서, 엉덩이를 가려 주는 옷을 좋아하는 이모가 입었을 때 귀품 있어 보였다. 나도 마음에 들어서 이것을 사는 게 좋겠구나 하는 찰나에 가격표를 봤다. 할인율이 적용 되었지만 40만원이었다. 이모도 옷이 마음에 드는 눈치였지만 계속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옷을 살펴보더니 결국에는 빈손으로 옷 매장을 나왔다. 그냥 이왕 사는 김에 오랫동안 잘 입고 다니면 좋았을 텐데 고모에게는 겨울 잠바 30-40만원이라는 돈이 아까웠던 것이었다. 아쉬운 마음이 들긴 했는지, 다른 매장을 가도 아까 입던 40만 원짜리 코드가 가장 자신에게 어울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결국 저렴한 매장에 들어가서 싸고 싼 걸 고른 끝에 15만 원짜리 두터운 코트를 샀다. 털도 매끈하고 보온성도 꽤나 괜찮은 블랙의 코트를 구입 했다고 기분이 좋아진 이모의 입에서 한 말은 "아까 그 40만 원짜리 옷 덜컥 샀으면 큰일 날 뻔 했다. 25만원이나 아꼈다 수진아!" 나도 머지않아 결혼을 할 텐데, 돈에 대한 소비습관이 지금 혼자일 때 보단 달라질 텐데 미래의 내 모습도 이모와 똑같겠지?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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