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1층의 교직원(남)화장실은 주로 남학생들이 애용한다. "여기는 교직원 화장실인데..." 학생들에게 고(告)함_1 그 이유나 핑계를 대려하지 않고 그냥 고개를 숙이고 만다. 그들도 교직원과 학생 화장실을 충분히 구별할 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직원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교장인 나도 그 이유를 알고 있다. 아들이 Y중학교 3학년이기 때문이다. 아들의 말을 들어보니 학교 화장실에서는 불안해서 그것이 안 나온다는 것이다. 시간은 촉박하고 친구들은 밖에서 떠들고, 문을 두드리고. 간신히 볼 일 보고 나오면 냄새가 난다고 놀리고, 그래서 집으로 달려왔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중간에서 일 저지르면 어떻게 하려고? 아들은 그것을 무릅쓰고 온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학생들이 교직원 화장실을 이용하는 이유는? 화장실 인구밀도가 낮고, 조용하고 깨끗하고, 놀리는 사람 없고 하니 마음 편하게 배설작용을 할 수 있어서이다. 우리는 어려서 배웠다. 화장실 문화가 선진국의 척도라고... 어느 날 교장은 부장교사 회의에서 말한다. "우리 학생들의 화장실 문화를 개선해야 하겠습니다. 대변보는 학생들을 놀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소변이나 대변이나 다 생리작용입니다. 그것을 마음 편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 종례 시간을 이용하여 학생들을 지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학생들에게 고(告)하고 싶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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