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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작은 학교’, 중등 칠보산자유학교의 특별한 입학식
재학생과 학부모까지 함께해서 즐겁고 행복한 축제의 시간
2023-03-06 10:49:20최종 업데이트 : 2023-03-06 10:49:32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입학식 중에 돌잡이 행사. 신입생이 안대를 하고, 책상 위에 있는 선물을 고른다. 선배는 준비한 편지를 읽어 준다.

입학식 중에 돌잡이 행사. 신입생이 안대를 하고, 책상 위에 있는 선물을 고른다. 선배는 준비한 편지를 읽어 준다.


 "친해지기 캠프를 하고 집에 가서 엄마께 이 학교 보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씀드렸어요. 오늘 입학식도 재밌고, 즐거워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더 기대됩니다" 

3월 4일 토요일에 중등 칠보산자유학교 입학식에서 신입생이 한 말이다. 신입생은 물론 재학생, 그리고 학부모와 선생님이 함께 했다. 모두 모여 축제처럼 즐기기 위해 토요일에 했다. 재학생 대표가 진행한 입학식은 학생 밴드의 축하 공연으로 시작했다. 이어서 신입생 6명의 소개가 있었는데, 2명씩 짝을 이뤄 친구가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친구의 성격을 알 수 있는 취미와 다양한 정보 등을 알려주고, 관련 영상도 보여준다. 준비하는 동안 친구와 낯섦도 털고, 바로 친해질 수 있는 시간도 누린다. 지켜보는 사람들도 친구의 정보를 정확하고 인상 깊게 알 수 있다. 


배낭을 메고 여행을 한다. 20일 동안 제주도 올레길을 걸었다(학교에서 준 사진).

배낭을 메고 여행을 한다. 20일 동안 제주도 올레길을 걸었다(사진출처/칠보산자유학교)


 생애 두 번째 돌잡이 행사도 재미와 감동을 줬다. 2학년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선물을 준비했다. 이때 신입생은 안대를 하고, 책상 위에 있는 선물을 고른다. 그래서 돌잡이라고 부른 것이다. 신입생은 선물을 고르고, 선배는 준비한 편지를 읽는다. 선배로서 학교생활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따뜻한 격려도 해 준다. 짧은 편제에도 가슴 뭉클한 순간이 담겨 있다. 학부모들도 환호와 박수로 축하의 마음을 전달한다.

 
아침 농사 교육활동. 학생들이 텃밭에 작물을 심고 길러 수확한다(학교에서 준 사진).

아침 농사 교육활동. 학생들이 텃밭에 작물을 심고 길러 수확한다(사진출처/칠보산자유학교)


 신입생 학부모들도 마이크 앞에 섰다. "초등 칠보산자유학교를 졸업하고, 이번에 중등부에 입학했다. 초등에서 그랬듯이 중등에서도 5년 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공부했으면 한다", "저도 오랫동안 학교에 다녔지만, 이런 입학식은 처음이다. 최고의 입학식이다. 준비해 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선배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한다.", "따뜻한 환대와 재미까지 있는 입학식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 선물 같은 시간으로 남았으면 한다."라고 말한다. 


연극 수업. 학생들이 대본을 쓰고 연출을 하고 공연한다(학교에서 준 사진).

연극 수업. 학생들이 대본을 쓰고 연출을 하고 공연한다(사진출처/칠보산자유학교)


  중등 칠보산 자유학교는 칠보산 자락에 안겨 있는 조그만 학교다. 입학식 장소도 좁고 허름했다. 하지만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교가 '평화로운 숲'을 부르면서 모두 아름다운 숲에 있는 나무가 된다. 잠깐인데도 조금 부족하면 도와주고, 늦을 때는 기다려 주는 배움을 경험한다.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공감하는 방법을 배운다.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입학식에서 학교의 교육활동 모습이 연상된다. 학교에서 매 순간 만족과 기쁨으로 가득 찰 것이다. 입학식을 끝내고 단체 사진을 찍는데, 저마다 즐겁고 행복한 웃음이 번진다. 

 
영화 수업. 학생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 편집 후 상영한다(학교에서 준 사진).

영화 수업. 학생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 편집 후 상영한다(사진출처/칠보산자유학교)


사전에 질문지를 보내 학교에 대해 알아봤다. 아래는 정민석 선생님이 보내준 답이다. 

Q. 정규 학교처럼 급식비와 기타 교육활동비를 지원받고 있나.
A.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해 수원시, 경기도 교육청 사업에 응모해 지원받고 있다. 급식비는 수원시청의 지원을 받는다. 작년에 경기도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사업과 수원시청에서 진행했던 길라잡이 나침반 지원사업을 받아 교육활동을 했다. 

Q. 교육이념, 혹은 추구하는 학생상은. 
A. 자유, 생명, 평화의 철학을 지향한다. 자유는 본질의 발현이다. 내 안에 있는 고유의 빛이 발하는 순간, 우리는 자유를 느끼며 존엄한 '나'로서 우뚝 서게 된다. 관계는 생명이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 끊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생명이다. 고유의 빛깔을 내뿜는 존엄한 개인들이 생명의 끈으로 연결되면 평화가 온다. 


입학식 끝내고 학생들과 부모님 선생님까지 모였다. 작은 학교지만 꿈이 큰 새싹들이 자라고 있다.

입학식 끝내고 학생들과 부모님 선생님까지 모였다. 작은 학교지만 꿈이 큰 새싹들이 자라고 있다.


Q. 학교 특색 사업이나 기타 특별한 교육활동은.
A. 여행과 연극과 영화를 꼽을 수 있다. 길게는 한 달 짧게는 5일간의 여행을 한다. 배낭을 메고 다니면서 끼니마다 밥을 직접 해 먹는다. 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역사의 현장을 가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서로를 알아간다. 연극 수업에서는 직접 대본과 시나리오를 쓰고, 무대 제작과 공연을 한다. 영화 촬영 장비를 이용해 촬영하고, 편집 후 상영도 하고 있다.

Q. 학교 역사와 졸업생 현황은. 
A. 2013년에 초등 수원 칠보산자유학교에서 중등 대안 교육기관을 설립하고자 했다. 2014년에 중등을 개교했다. 1기 입학생 시작으로 올해 10주년이 된다. 그동안 21명이 졸업했다. 졸업생들은 다른 일반 학교 진로 상황과 같다. 취업도 하고, 대학에 진학한다. 국외 대학에 진학한 사례도 있다.

Q. 입학 자격 및 모집 방법은.
A. 신입생은 매년 9월부터 모집한다. 입학 절차는 서류, 면접, 토론 및 캠프 참여 3단계로 이뤄진다. 학교의 이념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입학전형에는 학부모도 함께 참여한다. 학생은 면접, 캠프를 거치고, 학부모는 면담, 토론회를 한다. 2023년에는 9월 2일 토요일에 학교 설명회를 연다.

Q. 교직원 수와 학생 수 그리고 외래 강사까지 소개하면. 
A. 학생들은 31명이다. 교직원은 6명이다. 해마다 다르지만 5명 내외의 시간 강사가 일부 수업을 진행한다. 작은 학교이기에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사이에 신뢰가 깊게 형성된다. 당연히 교육 성과도 크다. 

Q. 기타 학교 소개 내용이 있다면.
A. 우리 학교는 수원 칠보산 자유 교육공동체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교육사업이다. 조합에서는 공동체를 중시하며 수원 지역에서 공동체를 위한 교육을 고민하고 있다. 올해는 큰 변화가 있다. 그동안 학교 건물을 임대하여 사용했는데 신축 건물로 이사할 예정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다른 나라의 문화와 공동체를 탐방하는 여행을 재개한다. 호주로 가며 크리스탈 워터즈를 탐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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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 대안학교, 입학식,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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