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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정신 잇겠다"…수원 삼일공고 특별한 '삼일절' 입학식
독립운동가가 설립·강제개명 수난도…지역사회, 행사 동참 이어져
2023-03-24 10:49:33최종 업데이트 : 2023-02-28 11:08:54 작성자 :   연합뉴스
삼일공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삼일공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3·1운동 정신 잇겠다"…수원 삼일공고 특별한 '삼일절' 입학식
독립운동가가 설립·강제개명 수난도…지역사회, 행사 동참 이어져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경기 수원삼일공업고등학교가 민족학교로서의 역사와 3·1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삼일절에 입학식을 열기로 해 지역사회의 호응을 얻고 있다.

28일 삼일공고에 따르면 이 학교는 삼일절 오후 3시 체육관에서 신입생 350명의 입학식과 삼일절 기념식을 함께 한다.
행사는 학생회장이 독립선언서 전문을 낭독하고 이 학교 설립자 중 한 명이자 수원지역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필동(必東) 임면수(1874∼1930) 선생에 관한 영상 시청, 3·1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등으로 진행진다.
삼일공고가 휴일인 삼일절에 입학식과 기념식을 열기로 한 이유는 '삼일'이라는 학교의 이름이 아닌 학교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
삼일공고는 기독교 교육재단인 삼일학원이 법인으로, 삼일은 성부와 성자, 성령을 상징한다.
학교의 모태인 삼일학당은 1902년 초대 교장인 이하영 목사와 임면수 선생 등 8명이 설립했다.
1910년 일본의 국권침탈 이후 삼일소학교가 됐으며, 일제 침략에 대항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영어와 산술 등 신학문을 중점적으로 가르쳤다.
일본 헌병대에 맞서 싸울 것에 대비해 체육 수업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목총을 쥐여주기도 했다.
1919년 3·1 운동 이후에는 학교 이름 때문에 수난을 겪었다.
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일본군은 삼일소학교의 이름을 문제 삼아 학생들의 교과서를 빼앗고 교사들을 따로 불러내 학교를 폐교하라고 협박했으며 출근을 막기도 했다.


1940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일제 압력으로부터 방패막이가 돼줬던 미국 선교사들이 고국으로 빠져나간 뒤에는 결국 팔달심산소학교로 강제 개명됐다.
본래 이름은 해방 이후인 1946년에 되찾았다.
이처럼 일제 침탈의 아픔과 저항정신을 간직한 학교의 역사와 3·1정신 계승이 삼일절 입학식, 기념식의 배경이자 이유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와 이재준 수원시장, 지역 국회의원들이 행사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학부모도 230명가량이 함께하기로 했다.
김동수 삼일공고 교장은 "보통 자녀 고등학교 입학식에는 학부모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는데 예상보다 많은 분이 오겠다고 하셔서 의아해서 학부모들에게 행사 참석 이유를 물어보니 '삼일절에 입학식, 기념식을 하는 학교의 취지에 공감하고 내 자식을 훌륭한 학교에 보낸다는 게 자랑스러워서'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 학교가 독립운동가가 세운 민족학교로 알려졌지만, 실질적으로 삼일절과 관련한 교육을 한 게 없었다"며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신입생 때부터 3·1정신을 교육하고자 올해 처음 삼일절 입학식을 하게 됐고 앞으로도 계속해 전통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zorb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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