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행복이란 ‘바로 이 순간’
당신과 나 사이, 진짜 눈물이 쏟아졌다?
2014-02-12 09:58:44최종 업데이트 : 2014-02-12 09:58:44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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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원래 눈물이 많았다. 10대엔 세상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하며 눈물을 꽤나 자주 흘렸다. 20대엔 세상살이에 적응하느라 무진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며 또 울었다. 그 울음은 30대에도 40대에도 진배없는 눈물 바로, 누구하나 나를 알아주는 이 없다며 술병을 안고 꺼이꺼이 울었다. 진정한 행복이란 '바로 이 순간' _1 도회적이고 감성적인 언어로 독자층이 두터운 폴 오스터는 자전적 소설 '겨울일기'에서 "난 이대로가 좋아요"라고 외치며 지나온 이야기들을 꼼꼼하게 풀어냈다. 6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희로애락에 대한 단상들을 당신이 기억하는대로 참이나 선명하게 그려냈다. 읽는 내내 당신(작가)의 명철함에 혀를 내두르고, 끄덕끄덕 수긍하는 희열의 눈물을 지을 수 있도록. 당신(폴 오스터)이 살아온 삶의 흔적들엔 역시나 가족의 이야기가 중심축이다. 당신은 철저히 제 3자의 눈이 되어 서술했다. 인생행로 끝자락, 막 겨울이 들어서는 문턱에서 솔직하고 담담하게. '...당신은 예순네 살이다. 바깥은 회색이다 못해 거의 흰색에 가깝고 해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당신은 자문한다. 몇 번의 아침이 남았을까? 문이 닫혔다. 또 다른 문이 열렸다. 당신은 인생의 겨울로 들어섰다.' 진정한 행복이란 '바로 이 순간' _2 '부모님에게, 둘째 00이에요. 봄을 맞으며 엊그제 중학교를 입학한 것 같은데...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겨울이 찾아오고 드디어 오늘 졸업을 하게 되었네요. 어르신들이 세월 참 빠르다고 하시더니 정말 빨리 지나갔습니다. 늘 표현이 서툰 저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애정을 보여주신 부모님, 좌절하지 말라고 곁에서 항상 힘을 불어넣어주신 부모님...사랑합니다!' 진정한 행복이란 '바로 이 순간' _3 '음 생각을 말아요 지나간 일들을/ 음 그리워말아요 떠나갈 님인데/ 꽃잎은 시들어요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걸 서러워 말아요.....(그녀, 오두리(심은경)가 부르는 하얀나비 중에서)' 분명 익숙한 편지요, 뻔하디 뻔한 스토리임에도 가족애에 대한 애잔함이 더해져 결국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한 학생이 부모님에게 전하는 편지에 그리고 늙음과 젊음, 자식과 부모라는 서사적 고리에 의미가 더해지면서 격정의 순간을 맞이했기 때문이리라. 그리하여 진정한 행복이란 '바로 이 순간'이라는 너무나도 진부한 '당신(세월)과 나 사이'라는 명제에 도달하기에 이르렀다. 참이나 독립적인 일인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사회다. 혼자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행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이게도 고독하기만 하다. 그 특별한 자본주의에 매몰됐던 사람들이. 이런 시류에 반기를 든 것이 바로 '가족이란 이름으로' 앞세운 트렌드다. 이르자면 기성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다. 속수무책, 눈물많은 당신(나) 역시 당했다. 가족이란 상징적 가치에 의미가 더해져 눈물이 흘러내렸다. 애써 위무한다. 진실을 아는, 늙어가는 당신에게...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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