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라곳에서 스스로 배우는 삶의 길
숙박지의 변화, 관광객을 맞을 채비가 이제야 끝난 듯
2013-06-21 09:13:36최종 업데이트 : 2013-06-21 09:13:3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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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간은 짧고 기억하고 싶은 곳은 많다. 사람은 일생을 살아도 끝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끝없이 새로운 것을 기억하고자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공간과 인연을 맺고자 한다. 잘 차려진 저녁 식사. 과거에 비해 깔끔하고 음식도 맛이 좋았다. 발 아래 산 마을 풍경, 멀리 신의 자태로 느껴질만한 히말라야가 보인다. 1인 1박에 저녁식사와 아침을 포함 1500루피라고 한다. 과거 방 하나에 1000루피였던 것을 감안하면 세 배가 올랐다. 과거에는 밥값을 따로 치렀으니 별반 차이가 없는 듯도 하나 밥값이 그리 비싸지 않았다. 아무튼 흥정을 통해 1인 3인실 2식으로 3000루피를 지불하기로 했다. 큰 처제의 신랑, 큰 동서와 동행을 해서 세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석식을 준비해주는 종업원들이 가져다주는 음식을 보고 놀라운 변화를 보았다. 한국의 보통 식당 수준 이상으로 깔끔하고 먹음직스럽게 준비되었기 때문이다. 같은 장소에서 과거와 너무 다른 변화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새로운 신뢰가 쌓이는 순간이다. 식사가 준비되는 것을 보니 값이 비싸다는 흥정을 안해도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숙소의 변화와 음식의 변화로 보면 이제야말로 네팔이 관광객을 맞을 준비가 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모두가 다 세상 구경을 활발히 하기 시작한 변화일 것이라 믿는다. 이제 네팔인들이 세상을 두루 체험하고 귀국한 사람이 매우 많다. 더구나 네팔의 많은 학교에서 관광 메니지먼트 학과에 학생들이 몰리고 뉴질랜드나 호주 등지에 유학을 하고 돌아오는 젊은이들도 많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보며 티벳 창(막걸리)이라는 술을 곁들여 마시기 시작했다. 하늘은 보일 둥 말 둥 히말라야의 우듬지를 보였다 감추었다를 반복했다. 나가라곳에서 닭울음이 잠을 깨우기보다 먼저 새울음소리에 잠을 깬다. 어둠을 뚫고 좌절을 이겨내고 일어나는 사람처럼 우뚝 솟아나는 히말라야의 자태 다음 날 아침 다섯 시 캄캄하다고 할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다. 그러나 밤새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린 날 아침은 산 속에 잠자던 구름이 느리게 일어난다. 그러니 히말라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로부터 30분이 지났을 때 멀리서 히말라야의 자태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긴 산줄기(히말:산, 라야:줄기)가 마차푸차레, 에베레스트 등 수많은 히말라야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게 멋진 히말라야를 보며 진한 블랙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물론 간간히 사진을 찍어가며 순간순간 변화하는 자연의 조화를 보는 것이다. 이 순간만은 지상의 그 누구도 부러울 일이 없는 순간이다. 아침의 길고 긴 시간, 세 시간여를 반복해서 보고 또 보는 나가라곳의 아침 히말라야의 자태는 삶의 과정에서 인간에게 닥쳐오는 변화도 그만큼 다채롭고 다양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했다. 산줄기를 보려는 희망처럼 삶의 과정에 꿈을 꾸고 가려진 히말라야처럼 어둠의 질곡도 겪는 것이 인간의 삶이란 생각, 그래서 결코 절망이나 좌절에 고통에 머물지 말라는 말없는 가르침을 대하는 느낌이었다. 수시로 보이는 변화와 보이지 않는 변화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기려고만 하지 말자. 절로 이길 상황도 올 것이고 절로 실패할 상황도 올 것이다. 일상의 과정에 그 모든 것들이 깃들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히말라야, 산줄기, 관광 네팔, 나가라곳, 숙소의 변화, 인생, 김형효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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