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생들, 야망이 대단하던걸요
전교 부회장 선거에 출마한 사촌아이
2013-03-28 13:04:59최종 업데이트 : 2013-03-28 13:04:59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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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초등학교가 요즘 회장, 부회장을 뽑는 시즌인가 보다. 반장, 부반장을 뽑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전교생에서의 우두머리를 뽑는 회장 선거에 나가려는 야망 있고 꿈 있는 초등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짐작한다. 요즘 초등학생들, 야망이 대단하던걸요_1 그림판에 그릴 그림을 통일 시키기 위해 싸이를 캐릭터화 해서 그려 넣었다. 싸이 캐릭터! 강남 스타일!하면 딱 떠오르는 후보 1번! 이런식으로 연상이 쉽게 되게끔 하기 위한 계획이었는데 팔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초등학생들도 이렇게 야망이 큰데, 어른들은 오죽할까. 자치단체장 선거, 시의원 선거,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까지 한 사회 내에서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들의 야망은 가히 놀랍고 또 놀랍기만 하다. 어린 아이지만, 부회장 선거에 당선 되기 위해서 연설문을 달달달 외우고, 춤까지 연습 하며, 그 외 확 튀는 옷을 사달라고 엄마에게 조르는 모습을 보고 요즘 아이들 조금 무섭다라고 느끼기도 했다. 이왕 자신의 자녀가 이렇게 진취적으로 활동적이면 부모들은 더 좋아 할 것 같다. 나는 어릴 적에 수줍음 많은 소녀였는데, 그런 소녀가 회장이나 부회장 선거에 나가라고 뒤에서 등을 떠 밀어도 분명히 선뜻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서 똑부러지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어찌 됐든 간에 내가 공들여 선거 운동에 필요한 그림판을 그려 준만큼 당선이 되면 콩고물이라도 떨어지겠거니 했다. 그런데 결과는 아쉽게도 30표 차이로 떨어졌다. 울고불고 해 봤자, 전교생이 뽑은 사람은 사촌아이가 아닌, 예쁘장한 얼굴의 조용한 아이였다. 어린 아이들 세계에서도 외모의 우수성이 먹힌 모양이다. 사촌 아이는 이번 패배를 인정하기까지 일주일이 걸렸고, 내년에 또 다시 회장 선거에 나가겠다고 벼르고 있는 중이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위로의 말은 " 어차피, 부회장 되면 되게 많이 바빠서, 너 공부도 못하고 시간도 많이 뺏겼을거야." 였다. 안 그래도 공부에 강한 열의를 보이는 아이라서 어느 정도 내가 한 말이 먹히긴 했나보다. 그래도 낙선의 후유증은 컸다. 나도 조금 아쉽긴 했다. 당선 됐으면 콩고물이 와르르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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