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하는대로 다 따라하고 싶은데...
내 미용기구에 손을 댔다가 화상을 입은 동생
2013-03-23 09:16:14최종 업데이트 : 2013-03-23 09:16:14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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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하는 소리에 놀라서 냅다 내 방으로 뛰어 갔다. 허벅지를 두 손으로 움켜 쥐고서 고개를 떨구고 있는 동생이 보였다. 그 외 정황을 살펴 보기 위한 알리바이로써 동생 옆에 내동강이 쳐져 있던 '고데기'를 의심해 볼 수가 있었다. '고데기'가 고유어인지 아니면 일본어인지 알진 못하지만, 흔히 머리모양을 자유자재로 나타내기 위한 열이 나오는 기구라고 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이 하는대로 다 따라하고 싶은데..._1 나도 한 번 머리 미용 기구에 데인 적이 있었는데, 너무 뜨겁고 아파서 소리도 못지를 뻔 했는데, 살에 검붉은 흉터가 남을 정도로 화상을 입었으니 얼마나 아팠겠는가. 언니의 물건을 만졌다고 혼이 날까봐, 아픈 것을 꾹꾹 참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난 중학생 때 저러지 않았다. 자랑이 아니라, 난 멋을 모르는 아이였다. 그 흔한 사춘기도 나에겐 없었고, 언제나 학교에서 규정한 머리 길이 보다 훨씬 더 짧게 자른 뒤에 앞머리가 거추장 스러워서 머리띠로 앞머리를 넘겼고 써클렌즈같은 것 보단 안경을 쓰고 다녔다. 요즘 학생들 처럼 화장은 상상도 할 수 없었으며, 교복은 내 몸보다 1.5배는 더 큰 것을 입고 천진난만하게 놀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왜 그렇게 성인을 동경하며 똑같이 성인 행세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머리카락을 태우고, 곱던 살에 흉터까지 생기게 할 만큼 그리도 언니의 미용도구를 쓰고 싶었던 것인지....이해를 할 수 없었다. 탄 머리카락은 남김 없이 잘랐지만, 허벅지에 흉터는 시간이 지날수록 붉은 빛에서 검은 색으로 변해가고 있어서 병원에 갔다 왔는데, 착색이 된 흉터를 그나마 옅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뜨거운 레이저를 쏘는 방법 밖엔 없었다. 벼룩을 잡기 위해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말을 비유해도 될 진 모르겠지만, 이번 경미한 사고로 인해 동생이 조금 깨달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학생은 학생답게 차려 입을 때가 가장 예쁜 것이고, 어른이 되면 하기 싫어도 계속 꾸며야 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어른의 세계에 발을 들여다 놓는 것은 잘못 된 행동인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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