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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사람들이 오히려 화성을 잘 몰라요
화성 안내, 어렵지 않았다
2013-03-21 21:33:45최종 업데이트 : 2013-03-21 21:33:4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수원에 오랫동안 살면서도 화성을 제대로 걸어보지 않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화성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면서 사람들에게 종종 묻곤 한다. 수원에 거주하게 된 지 얼마나 되었는가, 화성을 전체 다 걸어본 적이 있는가, 화성행궁이나 화성박물관을 관람 해 본 적이 있는가 등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오히려 수원에 이사와 10년 이상 살았던 사람들이 더더욱 수원을 모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번에 함께 화성을 걸었던 4명의 지인들도 그러했다. 
모두들 10년 이상 수원에서 살고 있지만, 제대로 된 화성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화성열차를 타고 한바퀴 둘러보거나 팔달산 일주도로에서 벚꽃을 구경하고 연무대에서 아이들과 활쏘는 체험을 한 것 정도가 전부라고 말한다. 아니, 이럴수가!

수원사람들이 오히려 화성을 잘 몰라요_4
수원사람들이 오히려 화성을 잘 몰라요_4

그래서 제안을 했다. 함께 화성을 걸으면서 봄소풍의 기분을 느껴보자고. 볕이 좋은 평일 오전 10시에 화성행궁에서 시작하여 팔달문 안내소부터 시작되는 코스로 화성을 걸어보았다. 돌계단으로 시작되는 첫 관문에서 헉헉대며 힘들어하긴 했다. 하지만 계단을 올라갈수록 펼쳐지는 성곽의 자태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정조대왕에 대한 역사적인 이야기, 화성 축성에 대한 내용 등을 사람들에게 전해주었다. 그리고 화성 안에 있는 시설물들 하나하나 자료까지 준비하여 설명해주었다. 원래 화성축성은 10년의 계획이었으나 34개월로 단축되었고, 이는 과학적인 축성기술 및 성과급제로 인한 동기부여 때문이다. 

'화성성역의궤' 와 같은 공사 보고서 형태의 책에는 화성의 설계도, 과학기자재, 부속건물의 그림, 목수와 미장이, 석수 등의 이름 명단, 자재의 양과 비용까지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다. 
'화성성역의궤'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 그만큼 수원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역사의식이 없다는 것, 그리고 내가 사는 고장에 대한 관심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수원사람들이 오히려 화성을 잘 몰라요_1
수원사람들이 오히려 화성을 잘 몰라요_1

수원사람들이 오히려 화성을 잘 몰라요_2
수원사람들이 오히려 화성을 잘 몰라요_2

군사시설이지만 미적이면서 실용적인 화성은 인공과 자연의 조화로움이 돋보인다. 함께 화성을 걸으면서 아름다운 성의 속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특히 화서문에서 본 '공사 실명판'을 인상깊게 보았다. 인부들, 석수들의 이름까지 일일이 돌판에 새겼던 정조의 애민정신, 존중의 정신이 화성에 살아있다는 것에 모두들 놀라했다. 

서장대는 화성에서 가장 높은 부분이다. 서장대에 올라 정조대왕이 군사훈련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둘러 앉아 싸가지고 온 샌드위치를 먹으며, 커피를 마셨다. 수원시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곳, 장엄하고 굳건한 기운이 느껴지는 서장대에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했다. 

수원사람들이 오히려 화성을 잘 몰라요_3
수원사람들이 오히려 화성을 잘 몰라요_3

"초등학교 때 수원에 이사와서 20년 넘게 살아왔지만 이렇게 제대로 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네요. 20대 때 팔달문 인근에서 영화도 보고, 술도 마시고, 쇼핑도 하고 놀았지만 제대로 화성을 올라가서 걸어보거나 전체를 둘러본 적이 없었어요. 이렇게 함께 공부하면서 화성을 걸어보니깐 꼭 4학년 딸아이를 데리고 와서 제대로 이야기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울에서 살다 수원으로 이사왔는데, 제대로 화성을 알지 못하니 서울의 궁궐만 구경하러 다녔네요.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등 궁궐을 가 보면서 좋다라고만 느꼈는데 오늘 제대로 화성을 걸어보니 더 깊은 역사적 의미를 느낄 수 있네요. 혼자 대충 둘러보았다면 의미를 못 느꼈을텐데, 이렇게 여러 사람들과 공부삼아, 소풍삼아 화성을 걸으니 정말 좋습니다."

역시, 화성은 혼자 느껴도 좋지만 사람들과 함께 걸으면 즐거움과 의미가 배가 되는 곳이다. 나만 알기는 너무 아까운 이야기, 수원 시민 모두가 함께 알았으면 하는 스토리가 바로 화성에 숨겨져 있는 셈이다. 화서문, 장안문을 거쳐 화홍문에 이르렀고, 마지막 방화수류정에서 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화성걷기를 마무리했다. 
봄바람결에 실려 날아오는 통닭거리의 냄새에 배가 고파진 이들과 함께 시장으로 향했다. 모두들 역사와 현재가 넘나드는 위대한 건축물 화성이 있는 도시에서 살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충만한 시간이 되었다. 

약간의 지식만 있으면, 관심만 있으면 수원 시민들 누구나 화성에 대한 안내를 쉽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심지어 화성을 안내할 수 있는 '어플'까지 있으니 말이다. 봄이 되면 벚꽃구경하러 팔달산과 도청사거리 인근에서만 머무르지 말자. 화성의 속살까지 느낄 수 있도록 5.74km의 전체 성곽을 걸어보아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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