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선후배 문화 걱정스럽다
2013-03-11 15:05:29최종 업데이트 : 2013-03-11 15:05:29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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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사립 전문대학에서 신입생 예절 지침 문건을 돌렸다. '디지털영상디자인과 신입생 예절'이란 제목의 이 문건에는 신입생이 선배에게 지켜야 할 행동 지침 5가지가 담겨있다. 이 중에 신입생이 선배와 있을 때 담배를 피려면 먼저 선배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항목은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내용은 지성인의 모임인 대학생 문화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 있다. 일부는 인권 침해 요소도 있다. 대학 선후배 문화 걱정스럽다_1 대학에서 일부 학과는 강권의 문화를 전통으로 계승하는 경우가 있다. 대학에서 단체 생활을 강요하며 일렬로 줄을 세워놓고 기합을 주기도 한다. 심한 경우 구타를 한다. 2008년에 모 대학에서는 체력단련을 마친 신입생이 뇌사상태에 빠진 사건이 있었다. 당시 피해자의 몸에 생긴 심각한 구타 흔적으로 보아 체력단련이라는 명목 하에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선배라는 이름의 폭력은 강제적인 술자리와도 연관된다. 대학가에서 새내기를 맞이할 때 사발 같은 큰 그릇에 술을 가득 담아 한 번에 마시는 사발식을 한다. 이때 후배들은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선배들이 주는 술을 받아 마실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신입생이 만취한 상태로 건물에서 추락사하거나, 급성 알콜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러한 강요는 성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011년 대학 모임에서 성관계를 묘사하는 행위를 신입생에게 강제로 요구했던 사진이 인터넷 유포되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법의 심판을 받고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았는데, 아직도 폭력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신입생은 학과 내 분위기에 저항하기 힘들다. 소위 전통의 계승이라며 따르게 한다. 그리고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선후배 관계가 원만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참는다. 아울러 본인도 선배가 되면 대물림해야 하는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한다. 그리고 대학 내 폭력 방지 교육이 없고, 가해자 처벌 규정도 미미하도 없다. 이러다보니 피해자들은 강압적인 문화를 수용하거나 학교를 떠나는 방법 밖에 없다. 대학은 지성인의 집단이다. 자율성과 타인을 존중하는 문화가 성행해야 한다. 대학 고유의 전통을 잇는다는 명분하에 자율성을 억압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현실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는 더 이상 대학 문화가 아니다. 서로 보살피고 돕는 아름다운 문화가 필요하다. 대학 당국과 교수들은 대학생이 성인이라는 핑계로 생활 지도를 안 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이라도 제대로 가지 않으면 교육을 해야 한다. 적극적인 신입생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비민주적 전통을 타파하는 지도를 해야 한다. 대학에서 자신의 의도와 반하는 강압적인 지시를 받고, 인권을 침해받는다면 어른들이 보호해 주어야 한다. 교수들도 개인 연구와 함께 어린 학생 지도에 힘을 쏟아야 한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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