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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매 체크 해보세요
2010-07-18 21:22:39최종 업데이트 : 2010-07-18 21:22:39 작성자 : 시민기자   백미영

오랜만에 여동생과 부천역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늦지 않기 위해 일찌감치 준비하고 나와 버스를 타고, 전철로 환승해 가며 부천역에 도착했는데, 약속 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하였다. 나는 동생에게 전화를 하려고 휴대폰을 찾았지만, 핸드백 속을 아무리 뒤져봐도 휴대폰은 없었다. 깜박 잊고 집에다 두고 온 것이다.

주변에 공중전화 박스를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마냥 기다릴 수도 없었고 동생에게 일찍 나오라고 전화를 해야 하는데, 어쩌나, 한참을 망설이다 지나가는 아가씨에게 '급히 전화 할 때가 있으니 휴대폰를 잠깐만 빌려 주시겠어요?' 했더니 그 아가씨는 친절하게도 휴대폰을 내 주었다. 
고마움을 표하고, 휴대폰을 받아 들고 동생 전화번호를 누르려고 하는데, 전화번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단축번호가 몇 번이라는 것밖에는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아 전화를 걸지 못하고 휴대폰을 다시 돌려 드렸더니 그 아가씨는 자기도 그런 적이 있다며 '그냥 기다리셔야겠네요' 하며 살포시 웃으며 유유히 사라진다. 
할 수 없이 약속시간이 될 때까지 벤치에 앉아서 마냥 기다려야만 했다. 이걸 디지털 치매라고 한다.

글씨를 쓰는 것도 그렇다. 손으로 글씨를 쓰려면 손이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것 같고, 뭔가 어색한것 같고, 그래서 컴퓨터에 앉아 키보드를 누른다. 워드를 치는게 빠르고 편해서 될 수 있으면 손으로는 글씨를 쓰지 않게 된다. 옛날 어머니들이 글을 쓰실 때 서툴게 쓰시는걸 보고는 많이 배우지 못해서 그러나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걸 이제야 깨달았다. 
내가 나이가 들면서 글씨를 쓰는 기회가 별로 없는데다가, 요즘은 컴퓨터로 하는 시대라 웬만한건 키보드로 다 쳐서 프린트로 쫘악 빼면 그만이기 때문에 나 역시 옛날 어머니처럼 글씨 쓰는게 조금 서툴러져 가고 있는데, 이것 또한 디지털 치매라고 한다.

디지털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옛날 방식대로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컴퓨터가 없는 시절에는 전화번호를 한번만 들으면 바로 암기가 되어, '어디!' 하면 손가락이 저절로 전화 다이얼을 '톡톡톡!'하고 눌렀고, 그 때는 계산기보다 주판이 더 빨라서 주판알을 튕기며 암산으로 계산을 해서 두뇌 회전이 빠르게 돌아갔었고, 메모도 손수 기재해 글씨쓰는 손놀림이 능수능란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나이 탓도 있겠지만, 컴퓨터에만 의존해서 그런지 기억이 잘 되질 않고 한참을 생각한다. 그러면, 시어머니, 친정어머니가 치매로 앓다가 돌아가신걸 옆에서 지켜보았던 남편은 '자라 보고 놀라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말이 있듯이 나보고 치매가 걱정된다며 면박을 준다.
하지만 디지털치매와 노인성. 혈관성 치매와는 전혀 다르다. 디지털치매가 발전해서 노인성.혈관성치매로 이어지는건 절대 아니라고 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도 디지털치매 일까, 아닐까 하는 10가지 자가진단법을 체크해보자. 여기서 2개이상 나오면 디지털 치매라고 한다.

<10가지 자가진단법>
1.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회사관련 전화나 가족 전화뿐이다.
2. 친구와의 대화중 80%는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한다.
3. 전날 먹은 음식이 기억나지 않는다.
4.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는다.
5. 전에 만난 사람을 처음 만난 사람으로 착각한 적이 있다.
6. 같은 이야기를 했다며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7. 가사 없이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별로 없다.
8. 암산한 것을 계산기로 꼭 확인해 봐야 한다.
9. 지도 보다는 네비게이션을 더 신뢰한다.
10.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보다는 키보드로 입력하는것이 더 편하다.

디지털 치매 체크 해보세요_1
디지털 치매 체크 해보세요_1

나는 1번 7번 8번 10번, 후훗~ 영락없는 디지털 치매다. 
오늘부터 계산기는 치우고 대신에 주판을 꺼내 놓고, 해피수원뉴스에 올리는 기사도 연습장에 손수 글씨로 써 두었다가 올리고, 전화 통화 할 때도 번호로  눌러서 통화를 시도해 볼 참이다.

휴대폰, 계산기, 디지털 치매, 백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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