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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기웃, 저리 기웃 줄서는 세상
나도'완장(腕章)'한번 차 볼까?
2010-07-16 12:57:10최종 업데이트 : 2010-07-16 12:57:10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옛 선비들은 '극기신독(克己愼獨)'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는 홀로 있을 때 즉, 아무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기 자신의 몸가짐을 삼간다는 뜻이다. 사실은 이런 경지에 이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그러니, 군자의 길이란 가시밭길처럼 힘들었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살아가는 세상은 똑같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줄서기 바쁘다. 줄을 잘 타야 출세한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믿는다. 물론, 그 위세가 언제까지 이어갈지 모르지만 그래도 '자신과 가족들 그리고 국가를 위해서'란 명분으로 조금은 굴욕적인 아부성 발언과 함께 '신독'은 저 멀리 쫓아내 버리고 오늘도 욕심을 향해 전진한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줄서는 세상_1
완장
'민간인 사찰' 사건으로 나라가 떠들썩한 요즈음 갑자기 윤흥길의 '완장'이란 소설이 생각났다. 
정권을 거머쥔 권력자의 힘을 보통사람 '임종술'을 앞세워 해학적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노란 바탕의 완장은 곧바로 권력을 상징하는 도구로서 안하무인의 대명사가 되어 여기저기 폭력의 현장을 종횡무진 질주한다.

'완장'의 힘은 거의 무소불위인지라 많은 사람들은 '언젠가는, 나도 저 완장을 차겠다'고 꿈을 꾸며살아간다. 완장을 차기 위해서 부자의 길을 택하고, 나보다 힘이 센 사람들에게 줄을 댄다. 
그들은 약자의 발을 끊임없이 밟고 지나가도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다.

사람은 죽은 후,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아름다운 뒷모습이란 거짓된 삶이 아니라 청정한 삶을 살았을 때, 후세의 사람들이 붙여줄 수 있는 수식어인 것이다. 
순간순간마다 타인이 없는 나 자신과의 대화에서 '신독'에 힘쓰려 노력해야만 말년이나 사후에 아름다운 뒷모습으로 승화되리라 생각된다.

오늘도 '완장 찬' 사람들은 바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터미널이나 역 광장 주변 그리고 번화가 대로에 다니는 '도(道)를 아십니까?'분들을 만난 적이 있을까 자못 궁금하다. 

그분들의 열강을 들어보면 따로 점을 보러가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말이다. 부디, 열강 말미에 '군자의 덕목인 신독'에 대해서도 '열공'하라는 조언도 해주셨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나는 얼굴이 촌스러워서 그런지 시내만 나갔다하면 붙잡힌다. 
"어머, 얼굴에 복이 있으시네요. 덕까지 갖춰...."가 끝나기가 무섭게 손사래를 치며 말없이 피하려하지만, 그분들은 쉬이 보내주지 않는다. 

다음엔 꼭 물어봐야겠다. 나도 완장 한번 찰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말이다. 
그보다 앞서 나도 '극기신독'에 힘써야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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