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치러 다닌다고 하면 으레 귀족 스포츠, 부자들이 즐기는 스포츠, 그들만의 운동이라는 말들이 있다.
나는 평소에 구기 스포츠를 좋아해서 축구를 많이 하는데, 정적인 스포츠를 많이 접하게 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학기 초에는 워낙 당구를 좋아하는 터라 대학생 당구대회에 나갔었다. 실력이 좋아서 출전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원하는 사람이 적어서 학교 이름을 걸고 나갔었다. 사람들은 지레 대회라고 하면 겁만 먹고, 어차피 소용없는 짓이라고 하면서 피해버린다. 그래도 어떠한가, 그런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더 큰 것인데 말이다. 골프와 당구는 참 미묘하게 비슷하다. 일단 자신의 생각대로 공이 흘러가지 않는다. 모든 것이 맞장구를 쳐야 소리가 난다. 클럽을 들고 있는 각도, 공을 치는 방향, 공이 맞는 부분, 몸이 향하고 있는 방향, 공이 흡수하는 힘, 공이 부딪힐 곳의 특징 등 정말 한 순간에 그 모든 것이 맞아떨어져야만 공은 그 명쾌한 소리를 내준다. 내가 들었던 골프 수업의 교수님은 항상 골프 수업을 하시면서도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인생을 보통 골프에 많이 비유하셨는데, 듣고 보니 모두 맞는 말이었다. 스포츠라는 것이 인간의 역사와 함께 발전하다보니, 인간의 모든 습성이 그 운동에 나타나있다. 운동을 하다보면, 힘을 빼야할 시기를 알게 되고, 적절한 시기를 찾아야 하고, 때로는 있는 힘껏 해야 할 때도 알게 된다. 운동을 하는 중에는 항상 선택을 해야 하고, 선택이라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다. 나도 골프는 아무나 못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별거 아닌 것들을 배웠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한 열정을 가지고, 노력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자세 등을 배우는 것은 한순간이다. 정말 잠깐이면 방법을 알아갈 수 있다. 그러나 골프의 다소 복잡할 수 있는 규칙들은 공부하는 것에 달려있는 것이고, 얼마나 잘 칠 수 있느냐하는 것도 자신이 집에서 얼마나 자세를 연구해보고 유연성을 기르느냐 등에 달려있다. 그리고 이제는 스크린골프장이라고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곳도 생겼다. 조만간 골프를 그래도 자세는 알고 있다 하는 친구들을 모아서 한 번 방문해 볼 예정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기는 이유 중의 하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골프는 특히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다. 걷는 시간도 많고, 서로 동시에 경쟁하는 것이 아니고 순서를 정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운동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사람들과 웃으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골프는 나이가 들어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중의 하나이다. 사람은 운동을 혼자 할 수는 있지만, 혼자서 살아갈 수는 없다. 내게 골프는 그런 운동이다. 귀족 스포츠가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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