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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들의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2010-05-03 18:54:21최종 업데이트 : 2010-05-03 18:54:21 작성자 : 시민기자   임동현

따사한 봄볕을 맞으며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약속을 위하여 서울로 차를 몰았다.
간만의 따스한 주말이라서 그런지 상춘객들이 많아 서울로 향하는 길은 소통이 원할하지 못하였고 창을 열고 달리자니 시끄럽고 창을 닫고 있자니 더워 올해들어 처음으로 에어컨을 가동하게 되었다.  

과천을 지나고 나니 어느정도 원활하게 달릴 수 있었지만 사당으로 접어들면서부터는 막힘의 연속이었다. 교차로 하나를 지나가는데에도 5~10분은 예사로 걸렸고 전반적으로 소통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아직 여유시간이 많아 느긋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느긋함도 초조함으로 바뀌었고 서울역을 지나갈 때 쯤에는 이미 약속시간이 지나버려 초조함에 더욱 조급운전을 해야만 했다.  

저멀리 이순신장군 동상 뒤로 보이는 북악산이 이제 얼추 도착했음을 알려주었고 그제서야 약간의 마음의 안정을 가지고 간만의 광화문사거리 풍경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나들이 손님과 시원스레 물을 뿜어대는 분수, 그리고 이순신장군 뒤로 보이는 세종대왕 동상을 지나고 나니 그제서야 눈에 들어오는 중앙청사의 세로현수막.  

님들의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_1
님들의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_1
 
"님들의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한 순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정부청사 뒤편에서 쏟아지는 태양빛으로 눈이 멀어버린 것은 아닐것인데 한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차량의 경적소리가 목석과 같던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고 어느정도 나아가고 나서 재차 신호가 걸려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가 있었다. 

간만의 따사로움 때문일까? 너무 쉽게 가슴속에서 지워져 버린 희생장병들 그리고 금양호 선원 및 한주호 준위에게 미안함이 밀려왔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을 누리지 못하고 한 줌의 재가 되거나 차가운 서해바다 밑 어딘가에 계실 분들을 생각하며 오늘을 누리는 나 자신이 너무 사치스러운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광화문 광장에서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도 그 희생장병들, 그리고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우리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있기에 이 따사로움을 즐길 수 있지 않나하는 생각도 하였다. 

이제 꽤나 오랜 시간이 흘러 텔리비젼에서는 재미있는 예능프로도 재개하였고 신문지상에서도 천안함 소식보다는 새로운 소재들이 1페이지를 차지하는 시기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현수막의 글귀처럼 우리는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천안함,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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