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보다는 ‘번철’에 부쳐먹는게 맛있나?
2010-03-11 15:30:02최종 업데이트 : 2010-03-11 15:30:02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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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광고에 '프라이팬'을 판매하는 것을 자주 본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기름에 지지는 음식을 많이 해 먹었다. 명절에는 부침개가 빠지지 않는다. 이 전통은 오늘날도 변하지 않아 명절이 되면 온가족이 모여서 부침개를 만든다. 명절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기름에 요리를 하는 음식을 많이 해 먹는다. 그러다보니 '프라이팬'은 집집마다 필수품이다. 번철/사진-이철원 님 제공 외래어는 국어로 사용하고 있지만, 그 뿌리는 우리말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할 경우도 있지만, 이들은 가능한 한 쉬운 우리말로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신에 근거해 사전에서는 '프라이팬'을 '지짐 판' 혹은 '튀김 판'으로 순화해서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프라이'도 국어사전에서는 '부침' 혹은 '튀김'으로 순화해서 사용하기를 권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패밀리 카드'도 '가족사랑 카드'등을 제안해 보고 싶다. 지금은 '프라이팬'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옛날은 이렇게 편리한 것이 없었다. 주로 '번철'을 사용했다. '번철' 전을 부치거나 고기 따위를 볶을 때에 쓰는, 솥뚜껑처럼 생긴 무쇠 그릇. - 번철에 기름을 두르다. - 번철에 저냐를 부치다. - 부침개는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부쳐서 익힌 음식을 통틀어 일컫는 말. 빈대떡, 전유어, 전병, 전 등이 모두 부침개에 들어간다. '번철'은 뜻풀이에서 짐작하듯 무쇠솥의 뚜껑을 잦힌 것이다. 그런데 옛날에는 솥을 덮는 쇠뚜껑을 잦히지 않고 '번철' 대신에 쓰기도 했다. 이를 '소댕'이라고 한다. 이는 가운데가 볼록하게 솟고 복판에 손잡이가 붙어 있지만, '번철' 대용으로 쓸 만하다. 실제로 최근 음식점에서 솥뚜껑을 이용해서 고기를 굽기도 하는데, 이것이 '소댕'이다. '소댕으로 자라 잡듯(그저 모양만 비슷한 전혀 다른 물건을 가지고 와서 딴소리를 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속담을 쓰듯, '소댕'은 일상에서 제법 쓰던 말이다. 생활의 변화로 사용하는 문물이 변하고, 그에 따라 명칭이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의 문물이 새로운 것에 밀려가면서 이름도 잊히면 안타까운 일이다. '소댕'이나 '번철'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는 우리 조상이 사용하던 도구이다. 이름과 함께 다시 떠올려 보는 것도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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