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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친구야, 참 보고프다.
학창시절 그리운 동무를 생각하며
2007-12-08 02:14:49최종 업데이트 : 2007-12-08 02:14:49 작성자 : 시민기자   이현배

친구야, 참 보고프다 
안부를 물으면서도 
정작 편지 한 통 보낸 적이 없구나
이렇게 차갑고 시린 계절이면
친구와 다정했던 수다들이
눈 위에 하얗게
쌓였었지
눈이 쏟아지는 신작로 따라
하얀 세상에 발자국 밟기로
너와 나의 이야기가 달려가곤 했었지
벙어리 장갑 번갈아 끼며  
긴 목도리 하나로 두르고 
뒤뚱대며 거닐었던 그때
너는 내가 되었고
나는 네가 되었었지
지금, 우리는 서로 다른 길 위에 서서
그리워하는 마음만 가득하구나.

- 호미숙의 시집 속의 향기 -  '눈 내리는 풍경에 그리운 친구여' 중에서...................

[에세이] 친구야, 참 보고프다._1
친구들과 함께 했던 교실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눈을 바랬지만 따뜻한 날씨속에 내리자마자 녹아내려 어느새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라진 눈 만큼이나 생각날듯 하던 옛 학창시절의 친구들과의 추억도 사라진듯 하여 공허한 마음이 무겁습니다. 


교무실문 앞에만 서면 콩딱거리는 심장이 함께 혼날 친구녀석 한명 있다는것에 위안이 되기도 했고 막상 그렇게 들어가 혼나고나면 종아리에 퍼런 멍자국을 달고 함께 나오며 후련해 하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무더운 여름 선풍기 4대가 전부인 교실에서 자율학습 시간엔 서로 창문쪽으로 책상을 옮기려고 아우성이였고 어렵게 차지한 자리에선 책을 보기보단 책을 쿠션삼아 잠만 잤습니다. 


쉬는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면 그 짧은 쉬는시간에도 모두들 농구공을 들고서 운동장으로 뛰어나가 편도 가르고 점수도 메기고.. 비록 공 몇번 잡아보지는 못하지만 그렇게 뛰고나면 마냥 즐거워 했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찌는듯한 무더위에 교복 윗옷을 벗고 등목을 하다가 선생님께 들켜 나체로 교문 입구에서 손을 들고 벌을 서던 친구들...자신만 눈병에 걸린것이 억울하다며 수돗가에서 눈을 비빈 손으로 모든 벨브를 만져대던 악동친구...


수업시간 전엔 꼭 떠든사람이나 자율학습 도망갈 사람, 누구는 누구랑 사귄다는 둥 유치한 장난으로 칠판에 이름을 매번 적었던 내 앞자리 친구...

이밖에도 자율학습 도망가겠다고 창문에서 뛰어내려 다리가 부러져 목발신세를 진 친구...의자들고 벌서다가 입에 거품을 물고 기절한 녀석...

모두들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궁금합니다. 

가끔 소식을 접하기는 하지만 번호를 눌러 목소리를 듣기전에 또 문자를 보내 짧디짧은 이야기로 시작하기 보다는 올 한해가 가기전에 학창시절에 찍었던 사진한장 넣어서 편지를 보내볼 생각입니다.

올 겨울엔 학창시절을 함께한 동무들에게 편지한장 써보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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