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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준비하는 초등학교 졸업식 풍경... ‘우리가 주인공'
권선동 선행초등학교 졸업식, 소소한 추억 남겨
2024-01-08 09:56:18최종 업데이트 : 2024-01-08 09:56:1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권선동 선행초등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렸다.

권선동 선행초등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렸다.


2024년 1월, 관내 학교들은 졸업식 시즌이다. 학교 곳곳의 교문 앞에는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앞날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걸려 있다. 예전보다 많지는 않지만 학교 앞에서 꽃다발을 파는 상인들도 보였다. 요즘 초등학교 졸업식은 어떻게 진행할까. 지난 4일에 열린 권선동에 위치한 선행초등학교 졸업식에 찾아가 보았다. 

오전 수업이 끝난 10시 40분이 되자 강당에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가득찼다. 맨 앞자리에는 6학년 졸업생들이 반 별로 앉았고 그 뒤에는 학부모와 친척들이 자리에 앉았다. 졸업식을 구경하러 온 다른 학년 학생들이 뛰어다니기도 하면서 오랜만에 북적거리는 풍경을 만들었다.  

졸업식 가장 첫 순서는 졸업생들에게 상장을 수여하는 시간이었다. 수여식에서 대표 학생만 나오는 것이 아닌 전교생들이 모두 한 명씩 단상에 올라와 상장을 받았다. 상장 이름도 다채로웠다. 그리기상, 체육상, 기악상, 참가상, 수리탐구상 등 종류만 10가지가 넘었다. 사실 학생들이 받은 상을 졸업식 이전에 스스로 정했다고 한다. 그리기상을 받은 양시율 학생은 "6년동안 학교생활을 통해 발견한 나만의 재능을 기억하고 상으로 받고 싶었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이 상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모든 졸업생들이 상을 받은 후에는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졸업 영상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모둠을 만들어 제작한 졸업 기념 브이로그였다. 학교 소개를 시작으로 학생들을 인터뷰하기도 하며 그동안의 추억을 기록으로 남겼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뒷자리에 앉은 학부모들이 박수로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뒷자리에 앉은 학부모들이 박수로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우리 학교 교장으로 온 작년 9월부터 시작한 처음 몇달의 아침맞이는 참 힘들었다. 하지만 어느새 사계절을 넘기며 아이들을 아침마다 만나는 것이 설레고 기다려졌다. 종종 아침 등굣길에 가방이나 주머니를 뒤적이며 사탕 한 개, 초콜릿 하나, 귤 하나를 제 손에 쥐여주고 가는 아이들이 있었다. 어떤 선물보다도 따뜻하고 기뻤다. 힘들어도 아침맞이 하는 맛이 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열세살 걷기 클럽'을 함께한 추억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혜순 교장은 2학기에 6학년 20여 명과 함께 자율 동아리를 운영한 바 있다. 직접 걷기클럽 길잡이 교사가 되어 한 달에 1회씩 학생들과 수원 팔색길, 화성 성곽길 등을 함께 걸었다. 눈이 오고, 비가 와도 함께 걸었던 추억이 있어서 졸업생들과의 관계가 끈끈했을 터. 정 교장은 졸업식에서 말하는 중간에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이어 학생들이 준비한 시간들로 채워졌다. 재학생들이 마음을 모은 합창으로 졸업생들에게 멋진 선물을 주었다. 이어 졸업생 연설도 이어졌다. 학생 대표가 연설을 하는 예전의 방식이 아닌 사전에 모든 학생들이 글을 썼고, 아이들과 6학년 교사들이 함께 투표로 결정한 연설문이 채택되었다. 누구나 학교 대표로 나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작품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전 졸업식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선생님들이 준비해 주신 졸업식이라기보다는 우리가 함께 만든 졸업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수업 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의논하기도 했고, 글을 쓰면서 그동안 학교 생활을 돌아보기도 했다. 6년을 돌아보면 즐거웠던 추억만 있어서 졸업이 아쉽지만 앞으로 중학교 생활을 힘차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6학년 이지연 학생)
김윤지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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