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국 화
신솔 김봉환
반갑다
보조개 엷게 보이던 순박한 시골 소녀
빨간 고추 줄줄이 늘어진 동구 밖 사잇길로
그녀는 떠나가고
귀뚜라미도 목 놓아 울었다.
푸른 하늘 구름위로
기인 세월이 가고
그녀의 청아한 눈동자는 인사를 한다.
"요즈음 어떠세요?
숨 돌릴 시간은 있으신가요?
쏟아지는 가을비는 슬프지 않으세요?"
갑자기 수수잎새 서걱대는 콩밭 사잇길 저편에서
오빠 하고 부르는 소리 있어 휘익 돌아보니
들국화 몇 송이만 나를 반긴다
가리우지 마라.
내 앞에 저 눈 시린 사진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