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산책로 ‘수원월드컵경기장 조각공원’의 숨은 비경은?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수원 곳곳 돌아보기
2016-04-07 08:02:32최종 업데이트 : 2016-04-07 08:02:3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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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에 위치한 수원월드컵경기장 조각공원은 2002년 FIFA월드컵 경기를 위해 조성됐다. 관중석 4만4천석 규모의 축구전용 경기장으로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개최한 경력을 지닌 유서 깊은 곳이다. 물론 지금까지 국내·외 빅매치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고, 프로축구 수원삼성블루윙즈 홈경기장이기도 하다. 도심속 산책로 '수원월드컵경기장 조각공원'의 숨은 비경은?_1 도심속 산책로 '수원월드컵경기장 조각공원'의 숨은 비경은?_2 모든 식물은 제철을 맞이해야 꽃을 피운다는 진리를 알면서도 성급함에 몸이 앞질러갔기 때문일 테다. 이번엔 느긋하게 사거리 육교에서 전체를 관망한다. 서둘러 꽃 피울 이유가 없다는 듯 새침했던 벚꽃 길이 몽실몽실 구름떼 모양으로 변해 있다. 덤으로 육교 난간과 이웃한 담벼락엔 축축 늘어진 개나리꽃이 잔치를 연 듯 반긴다. 눈의 호사를 누린 후 지난번 만났던 진달래 군락 속으로 걸어간다. 척박한 땅에서도 억척스레 뿌리를 내리고 산다는 진달래 꽃길과 마주하기 전, 한 무리의 벚꽃이 공원입구에서 화사한 미소로 손님을 맞는다. 다소 기온이 높았던 관계로 방금 전까지 등짝 골에 땀이 났는데.... 제목을 알수 없는 설치예술품 뒤로 앙증맞은 정자들을 본 순간 청량한 느낌이 든다. 고품격 휴게공간이다. 배치를 보니 인공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스럽게 꾸몄다. 잠시라도 정자 안에 눕고 싶은 욕망이 일 정도로 유정하다. 걷기운동에 나선 것인지 빨강색 점퍼를 입은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한분이 벚꽃 터널로 사라진다. 한쪽은 진달래가, 맞은편엔 벚꽃이 핀 두 갈래 길로 사철 푸른 소나무 무리가 경계를 나눈 사색의 길이다. 왜 이 길을 봄꽃이 아름다운 수원의 길로 정했는지 알만하다. 여기서 오솔길을 따라가면 힐링의 산사(山寺) 가는 길을 만난다. 축구장 뒤편으로 천년고찰 봉녕사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매년 부처님오신 날 즈음 음식과 생명이란 화두로 세계사찰음식대향연을 열면서 현대인들을 자각하게 하는지라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경내를 거닐다보면 도심 속 사찰이란 사실을 잊게 할 정도로 고즈넉해 부담없이 들를만하다. 도심속 산책로 '수원월드컵경기장 조각공원'의 숨은 비경은?_3 도심속 산책로 '수원월드컵경기장 조각공원'의 숨은 비경은?_4 본격적으로 조각공원 조형물을 만나러 정문을 향해 간다. 경기장을 에워 싼 드넓은 공간에 벤치와 휴게소, 그리고 조형물들이 조화롭게 시야에 들어온다. 봄 향기 그윽한 가운데 나무그늘 장의자에 누워 잠에 취한 이들도 보이고, 꽃구경 나온 듯 진달래 향기에 취한 모자(母子)는 스마트폰에 찰나의 미를 담아내느라 분주하다. 반려견과 함께 한 젊은 남성은 폐브라운관TV를 재생해 깐 보도블록을 따라 질주한다. 언덕 위에 앉아 이 모든 풍경을 지켜보는 중년부부의 정겨운 모습이 햇살아래 퍼져나간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축구의 역사만 담겨있는 게 아니었던 거다. 수원은 쌈지공원같은 자투리 공원이 많다. 공원의 도시라는 별칭에 어울리게 품위 있고 숨은 비경이 있는 곳이 여럿 있다. 손만 뻗으면 광교산 자락의 봉녕사라는 고품격 절집과 함께 신체 단련과 쉼 그리고 미술 감상이라는 삼위일체를 통해 인간다움을 호흡할 수 있는 이곳처럼. 일 때문에 불안해하고, 남과 비교하느라 피곤한 일상의 고민들, 진달래꽃과 벚꽃이 만발한 조각공원에서 훌훌 날려버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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