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동 새로 조성한 산책로 "이 정도면 걷기에 최고죠"
2015-07-10 01:04:05최종 업데이트 : 2015-07-10 01:04:05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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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게 때론 약하게 권선동 새로 조성한 산책로 이 정도면 걷기에 최고죠 _1 걷기 좋은 계절이다. 걷는 다는 것은 단순히 이동의 수단이 아니다. 걷는 순간 신체에 활력이 생기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움직임은 걷는 것으로 시작하여 멈춤으로 끝난다. 권선동에는 새로운 길이 생겼다. 침엽수림이 우거진 나무 사이로 사람들과 바람이 왕래하는 길이다. 도로를 쌩쌩 달리는 자동차는 잠시 잊어도 좋다. 한번 걸어본 사람은 다시 걷고 싶은 길, 친구와 이웃과 함께 여유를 부리는 호사의 길이다. 하늘을 찌르는 나무들 사이로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보인다. 건강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길은 시작되었다. 효정초사거리를 막 지나서 효정초 교문과 나란히 시작되는 산책길이다. 걸어서만 갈 수 있는 한적한 길이다. 지난날 그 길은 인도와 주택가나 학교 사이의 나무를 심어 놓은 완충지대일 뿐이었다. 나무들 사이로 다니는 얌체족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에 의해 흙이 쓸려 내려가고 뿌리가 지면으로 나와 헐벗은 완충지대가 되었었다. 사람의 길을 두고 하필 나무들의 구역을 침범을 해야만 하였을까 하는 야속함이 묻어나던 이기의 공간이었다. 효정초 교문에서 시작 된 길은 동수원로를 따라 권선고사거리, 온수골사거리, 권곡사거리까지 이어졌다. 효정초를 끼고 걷다가 운동장과 신안풍림 아파트단지 사이에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는 생활체육 시설이 비치되 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조용하게 사색 할 수 있도록 양쪽으로 벤치가 설치되어 있어서 인근 주민들에게 사계절 사랑받는 길이다. 봄에는 눈이 부시도록 벚꽃잎이 흩날리고 여름에는 아치형으로 그늘을 만들어주어 담소를 나누기 좋다.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의 색깔이 어찌나 고운지 시집하나 들고 나와 앉으면 어느새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된듯하다. 권선고사거리를 지나 산책로로 접어들면 권선고 운동장과 나란히 하고 걷는다. 옆으로 선 남수원 중학교도 시선을 붙잡는다. 인도와 접한 동수원로의 넓은 자동차길은 연신 자동차들이 굉음을 내지만 안중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헐벗어 안쓰럽게만 보이던 바닥도 자연친화적인 매트를 깔았다.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푹신한 양탄자 위를 걷는 듯 착각에 빠진다. 사람의 발길에 밟히고 시달려서 자라지 못한 풀꽃들이 머지않아 만개할 것이다. 여자들이 머리에 꽂는 비녀를 닮았다고 옥비녀꽃이라고 했을까? 한쪽에는 백학석이라고도 하는 옥잠화가 길을 안내해 주고 또 한쪽에는 맹문동이 잔디처럼 억센 잎사귀를 자랑한다. 하얀 옥잠화 꽃, 보라의 맹문동 꽃이 만발하면 발밑이 몸 둘 바를 모르고 황홀해질 것이다. 온수골사거리를 지나 권곡사거리가 나올 때까지는 아무 생각 없이 걸어도 좋다. 간간히 횡단보도로 끊어졌던 길은 잠시 잊어도 좋다. 아파트 단지와 나란히 가는 길은 조용하고 침엽수림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느껴 봐도 좋을 것이다. 직장이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피톤치드를 마시면서 한방에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을 맛보게 될 것이다. 길은 권곡사거리를 앞에 두고 덕영대로 쪽으로 이어진다. 여기까지 오면서 보았던 옥잠화가 아직 덜 자란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옥잠화의 밭으로 진입한다. 침엽수림을 따라 올라갈 것 같이 양쪽으로 싱싱하게 자라는 옥잠화는 여름 한철 눈부신 순백의 꽃바다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권선동 새로 조성한 산책로 이 정도면 걷기에 최고죠 _2 선일초교삼거리를 앞두고 편안한 복장으로 산책하는 여성들을 만났다. "친구랑 같은 동에 사는데 아이들이 없는 시간 산책도 하고 이야기도 하러 매일 이 길을 걸어요. 특별하게 시간을 내서 운동한다는 느낌보다는 친구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동네한바퀴 돈다는 느낌으로 걸어요." 권광로를 접어드는 곳에서 산책길은 끝나지만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권광로는 오래 된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좋은 곳이다. 돌아 권선동 먹자골목을 지나면 쌈지 공원이 있다. 아이들이 인라인이나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인근 학원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짬을 내서 잠깐씩 휴식을 취하는 공원이기도 하다. 요즘 이 쌈지공원에는 능소화꽃이 만발했다. 벤치가 있는 쉼터의 지붕에서 떨어질 듯 흐드러져 있어 눈이 호강한다.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은 능소화. 능소화에는 슬픈 전설 내려오고 있다. 권선동 새로 조성한 산책로 이 정도면 걷기에 최고죠 _3 옛날 궁궐에 소화라는 예쁜 궁녀가 있었는데 마음씨도 착한 소화는 임금의 사랑을 받고 빈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다른 궁녀들의 시기와 모함을 받고 궁궐의 구석까지 밀려 났다. 그래도 소화는 임금이 언제나 오실까 노심초사 기다리다가 결국은 병이 나서 죽고 말았다. 유언으로 자신이 죽으면 임금님이 오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담 근처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담 주위에 묻으니 후일 예쁜 꽃을 피웠는데 임금을 기다리는 듯 고개를 쭉 내밀고 있었다고 한다. 능소화는 장원급제하면 화관에 꽂기도 하고 또 양반꽃이라 하여 평민들이 집에서 능소화를 키우면 곤장을 때리기도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다른 길로 이어지는 쌈지공원에서 기다림이나 영광의 꽃말을 갖고 있는 능소화 아래서 잠시 쉬어간다. 효정초교에서 시작한 산책길은 약 2.6킬로에 달했다. 여유 있는 걸음걸이로 한 시간 가량 소요되었다. 오늘의 걷기를 마감하는 순간 능소화에 취해서 오지 않을 가인을 기다리며 화관에 꽂았던 영광 또한 그려본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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