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대 조선시대 쇠부리 복원 실험 8년째…"80% 수준 복원"
2023-05-15 13:47:06최종 업데이트 : 2023-05-13 08:17:02 작성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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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쇠부리축제 대표 콘텐츠…복원되면 시 무형문화유산 지정 추진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매년 울산쇠부리축제에서 이뤄지는 '울산쇠부리 복원 실험'을 통해 과거 울산의 제철 기술이 80% 정도 복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쇠부리란 '쇠를 부리다'라는 경상도 방언이다. 철을 녹이고 가공하는 모든 제철 작업을 뜻한다. 울산시 북구에서는 고대 철기 문화를 재현하는 울산쇠부리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도 12일 개막한 제19회 축제가 14일까지 철 생산 유적지인 북구 달천동 달천철장에서 열린다. 특히 과거 방식으로 철을 생산하는 방법을 실험하는 울산쇠부리 복원 실험이 축제 주요 콘텐츠다. 울산의 전통 쇠부리 기술은 석축형 제철로에 원료로 토철, 연료로 목탄을 넣은 뒤 바람골을 통해 송풍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탄소량 4.3% 정도의 선철을 생산한다. 조선 효종 8년인 1657년 달천철장을 재발견한 것으로 알려진 울산 출신 구충당 이의립 선생이 터득한 토철 제련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술은 1900년대 초까지 성행했지만 이후 현대적인 제철 기술 발전으로 단절돼 지금은 전해 내려오지 않는다. 이에 북구는 2016년 제12회 축제에서 울산쇠부리 기술을 복원하기 위한 '울산쇠부리복원사업단'을 구성해 첫 실험을 했다. 이후 축제마다 실험을 이어가 지난해 축제까지 8차 실험을 마쳤다. 초기인 1∼2차 실험에는 고대 방식의 원통형로에서 단조 철기 재료인 괴련철을 생산하는 게 목적이었다. 이후 3∼4차 예비 실험을 거쳐 2019년 5차 실험부터 지난해 8차 실험까지는 본격적으로 선철 생산 기술 복원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 대안동 쇠부리터를 모델로 가마를 축조해 쇳물 상태의 선철을 생산, 틀에 굳혀 판장쇠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다. 8차 실험에서는 원료 200㎏과 목탄 1천60㎏으로 3번에 걸친 출탕(용해로의 금속을 유출하는 것)을 통해 선철 32.95㎏을 성공적으로 생산했다. 가마 안에 남은 것까지 포함하면 생산된 선철은 49.63㎏이다. 13일 열리는 올해 9차 실험에서는 선철을 출탕해 연속해서 판장쇠를 만드는 능력을 실험한다. 복원사업단 관계자는 "이제 쇳물을 빼는 것에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지금까지 실험을 평가하면 울산쇠부리 기술을 80% 수준으로 복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복원사업단은 앞으로 가마 구조 조정, 정확한 쇳물 유출량 계산, 본래 가마 크기로의 실험, 울산쇠부리 복원 실험 매뉴얼 확립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복원사업단은 안정적으로 선철 생산이 이뤄지면 주조 철기 제조도 시도할 계획이다. 또 울산쇠부리 기술을 복원이 완료되면 실험 결과를 토대로 울산시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복원사업단 관계자는 "다만 구 지원 예산만으로 실험을 하는 데다, 예비 실험 없이 주 실험만 1년에 한 번씩만 하기 때문에 이론적인 부분과 빠른 복원에 다소 부족함이 많다"며 "울산시나 문화재 당국 등에서도 관심을 가져 울산쇠부리 복원에 추가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yongtae@yna.co.kr 1600년대 조선시대 쇠부리 복원 실험 8년째…"80% 수준 복원"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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