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로 향하는 사랑과 효는 어디서 오는가
2013-08-28 13:41:51최종 업데이트 : 2013-08-28 13:41:51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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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남동생네 집에 두 아이를 데리고 놀러 갔다. 남편이 회사에 일이 있어 출근하는 바람에 '이 길고도 쨍쨍한 토요일 하루를 어떻게 아이들과 보내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동생네서 전화가 온 것이다. 나와 남동생은 비슷한 시기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무척 많다. 어릴 때는 한없이 철부지라서 그저 만날 내가 챙겨 먹이고 살피느라 정신 없었던 녀석인데 어느 순간 함께 아이를 키워가는 걸 보면 신기하기 짝이 없다. 부모님과 내 남동생(가운데) 결국 이 곳 저 곳에서 도움을 받아 가게를 힘들게 열었다. 당시에 남동생은 하루 2~3시간 쪽 잠을 자며 패선 트렌드와 동향을 분석하며 남다른 감각으로 젊은이들의 유행코드를 읽어 가게를 꾸려갔다. 다행히 장사는 잘됐고 오고 가는 손님들 중에 단골이었던 누군가가 매번 매장에 오기도 힘든데 인터넷쇼핑몰을 열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덕분에, 당시에는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했던 인터넷 쇼핑몰을 열어서 크게 성공했고 덕분에 남동생은 강남과 동대문에 각각 한 개의 매장을 두었고 사무실도 강남에 하나를 둘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 동생은 크고 작은 사업의 어려움을 겪으며 지금은 남성복과 아동복을 도매업으로 크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사업을 하면서 돈줄이 막히면 답답해하고 힘들어하는 녀석이다. 그렇기에 선뜻 도와줄 수 없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도 분명히 있을 거라고 어림잡아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그러기는커녕 도리어 그런 부모님 덕분에 자신이 더 열심히 살수 있는 동력이 생겼고 지금껏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 누나인 나로서는 참 고마운 일이다. "누나, 나는 지금 부모님 집 하나만 해드리면 진짜 원이 없겠어. 난 어떻게든 살 거니까 진짜 우리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에 집만 하나 딱 해드리고 편하게 살다 가시는 모습 보면 정말 좋겠다." 늘 사업자금을 융통성 있게 굴려야 해서 본인도 제 집 하나 갖지 못했으면서 하는 남동생의 이야기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문득 우리 부모님은 이런 아들이 있어서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은 어디에서 날까? 어쩌면 우리 부모님은 지나온 삶 동안 그만큼의 사랑을 우리에게 저축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매일 공장과 파출부 일을 하고, 아빠 역시도 공장에서 밤새서 일을 하면서도 언제나 웃는 얼굴로 우리를 대해주고 어떻게 하면 주어진 상황에서 우리와 시간을 보낼까 고민을 했던 분들이다. 나의 두발 자전거도 아빠에게 배운 것이고, 오목놀이도 처음 가르쳐 주신 게 바로 아빠였다. 배운 것 없는 부모님이었지만 우리에 대한 사랑만은 세상 누구보다 최고였다. 그리고 그런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은 지금도 매일 새벽기도로 지속되고 있다. 내리사랑만 있는 게 아님을 동생을 통해 배운다. 이 나라 한국사회에서 부모는 자식이 힘들 때 재력으로 보탬이 되지 않으면 쓸모 없는 존재로 여겨버리기 쉬운 시대인 거 같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 않음을, 결국 부모가 자녀에 대해 얼마나 헌신하며 사랑을 주었느냐에 따라 자식은 부모를 사랑하고 존중한다는 사실을 내 동생을 통해 새삼 알게 된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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