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에서 갑자기 나타난 자전거가 "비켜요...다쳐요"하며, 시속 20-30km의 속도로 달려 들 때면 정신이 아찔하다. 산을 좋아하는 시민이라면 한번쯤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다. 등산로 주인은 등산객이다_1 자동차도로에서 자전거는 '을'이지만, 등산로에선 '갑'이다. 남녀노소 가벼운 옷차림과 마음으로 손을 잡고 걷기도하고, 귀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자연을 감상하기도 한다. 이때 난데없이 나타난 자전거는 등산객들에게 무서운 존재의 '갑'이 된다. 기자가 매봉산을 찾을 땐 반바지에 등산화,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팔은 가볍게 흔들고, 시선은 모든 자연을 보기위해 멀리 본다. 이때 달려오는 산악자전거로 인해 가슴을 쓸어내린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산악자전거에 놀란 50대 중반의 여성 두 분은 "아이구"하며 등산로 주위에 있는 밧줄을 움켜쥐며 "아무리 자전거를 좋아해도 이건 아닌데...요즘 시내에 자전거도로가 얼마나 잘 되어 있남, 거기에서 타면 충분할건데, 왜 산에까지 와서 사람을 이렇게 놀라게 하지?" 하자, 또 한분은 "달려 내려오는 속도 봐, 저기에 부딪치면 큰일 나지...어휴"한다. 현재 등산로에서 산악자전거 통행금지규정은 도로교통법 6조에서 '지방경찰청장이 필요한 경우 차마(車馬)의 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정 등산로 등에서 자전거 통행이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 지방경찰청에서 자전거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지만, 이법은 청원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며, 또한 특정장소에서만 금지시킬 수 있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등산로 자전거 통행금지가 힘들다는 사실이다. 등산로 주인은 등산객이다_2 등산로에서 등산객 안전을 위한 법적규제와 과태료부과가 중요하다. 하지만,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것도 일종의 스포츠이다. 스포츠는 나름에 룰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매력이다. 산악자전거가 지켜야할 룰을 정확히 지키면 된다. 예를 들어 등산객이 많은 시간대는 피하고, 등산객과 마주칠 땐 정지하며 인사를 나누는 등이다. 등산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행위자체가 자연 속에서 사색을 즐기는 등산객에게 불편과 공포를 주는 행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분들이 기억해주길 바란다. 등산로의 주인은 등산객이 되어야 한다. 사람이 마음 놓고 걸어 다닐 수 있는 등산로, 그것이 그리도 어려운 일인가? 정부와 시당국은 등산로에서 '을'인 등산객들을 위한 안전대책을 수립하길 바란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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