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선생님이 수업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중학교 2학년이 무섭다고 들었는데, 본인은 고등학교 2학년도 무섭다고 한다. 아니 무서운 것은 없는데, 도무지 수업을 들을 자세가 안 되었다고 울먹인다. 수업 진행이 어려워요_1 이즈음에서는 유인물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수업 시간 지키기, 수업에 적극 참여하기 등을 알린다. 필요하다면 교재 준비, 앉는 자세, 졸지 않기, 필기 방법 등 수업 활동을 위한 규칙을 세밀하게 정해서 안내를 한다. 그리고 수업을 하는 동안 약속을 지키도록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학생들은 3월이 지나면 나태해져 수업 참여도가 달라진다. 그런데도 지적하지 않으면, 금방 전염이 되어 학급 전체 통솔이 어렵다. 그렇다고 강압적으로 지도하라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 약속을 환기시키고, 그 약속을 존중하자고 설득한다. 이때도 중요한 것이 있다. 그런 약속은 선생님도 지키고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수업 시간에 늦지 않고, 수업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기타 학생의 이름을 부르며 끊임없이 존중과 사랑으로 가르치고 있다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생과 함께하는 수업을 구상해야 한다. 지금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선생님은 수업을 혼자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점점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이탈하고 있다. 선생님 수업 참관을 했는데, 고전소설 '운영전' 결말 부분을 하고 있었다. 운영은 봉건 사회의 장벽을 뛰어넘어 사랑을 위해 죽음을 택함으로써 봉건적 애정관을 탈피한 자유연애 사상을 보여 주고 있다. 남자 주인공 김 진사도 결국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다. 선생님은 개인과 사회의 갈등을 인간 본연의 욕망과 사회구조와의 외적 갈등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학생들은 선생님의 설명 내용에 흥미가 없다. 이미 수업 중에 자주 언급했는지 알고 있는 듯했다. 실제로 고2 학생이라면 운영전이 다른 고전소설과 달리 비극적인 결말 구조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은 새로운 것도 없는데서, 흥미도 못 느낀다. 이 수업에서는 차가운 교과서 내용보다 그 내용을 우리 곁으로 불러오면 효과가 커진다. 우리 사회에서도 운영과 김진사처럼 현실의 장벽 때문에 사랑이 좌절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동일한 상황을 말해 보게 한다. 기타 대중가요 가사에도 찾아보게 한다. 아니면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도록 미션을 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이 소설에서 주인공들은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는데,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 생각해 보도록 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다소 엉뚱한 이야기부터 여러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소설의 내용을 이해하고 현실의 벽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된다. 그러면서 수업에 적극 참여하는 계기가 된다. 둑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듯이 교실 상황도 마찬가지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지키기 힘들다. 그것은 선생님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힘들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책임감을 가지고 감당해야 한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성적표를 가지고 있듯이 학생들도 저마다 마음속에 선생님의 성적표를 가지고 있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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