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벽화길, 참 걸을수록 빠져드네...
45년 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걷다
2013-06-04 21:44:16최종 업데이트 : 2013-06-04 21:44:16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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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나갔다가 흠뻑 땀으로 젖어 들어와 잠시 쉬려는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여보세요. ○○ 전화죠?" "예, 그렇습니다." "친구야 나 ○○이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꽃이 아름답게 핀 담벼락 평상 평소애는 담방, 내리면 평상 지동 벽화 길은 2011년에 조성한 350m의 1길과, 2012년에 조성한 680m의 2길이 있습니다. 화성을 따라 죽 늘어선 골목길에 조성한 1길도 나름 운치가 있습니다. 그동안 숱하게 걸었고, 글을 올렸던 곳입니다. 하지만 친구와 함께 걷는 길은 색다른 듯합니다. 무엇인가 오래전의 추억 같은 것이 생각나는. "친구야, 이 길 매력이 있다" 설명을 해가면서 걷고 있자니 친구가 한 마디 합니다. "친구야 이 벽화 길 정말 매력 있다. 보면 볼수록 빠져드네." 꽤 많이 다녔던 길인데도 저도 이렇게 바뀌었는지 몰랐습니다. 하기야 요즈음은 수원제일교회 근처에 새로 그린 곳을 돌아보고 있으니, 이 성벽과 나란히 가는 길은 자주 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길에 여러 가지 조형물이 생기고, 그 위에 꽃까지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길이 완전히 별천지 같다고나 할까요? 골목에 그려진 벽화들도 재미있지만, 문패며 앉을 곳. 그리고 여기저기 놓인 목책으로 만든 화단에는 각종 꽃과 밀도 자라고 있습니다. 지동 벽화길이 다른 곳과 다른 점은 바로 이런 아름다운 구조물들이 골목 곳곳에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찾아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죠. 담벼락 평상에서 눈을 떼지 못해 제일교회 아랫동네 벽화에도 담벼락 평상이 있지만, 원래 담벼락 평상의 원조는 1길에 있습니다. 지동시장에서 창룡문으로 가는 길에, 지동슈퍼 조금 못 미쳐보면 아름답게 꾸며진 담벼락 평상이 있습니다. 이 평상은 차도애 있어 평상시에는 접어서 벽에 붙여 놓았다가, 필요할 때는 내려서 평상으로 이용을 합니다. 평상위에는 화단을 만들어 각종 꽃이 아름답게 피어있습니다. 누구나 이 담벼락 평상 앞에만 오면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기에 바쁩니다. 친구도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걸음을 옮기지 못합니다. 연신 감탄을 하면서 도대체 저렇게 기발한 평상을 누가 생각을 했느냐며, 대단한 벽화골목이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댑니다. 담벼락 위에는 화단을 조성해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 밤에도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할로겐 전등을 달았다 일행에게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 되었다고 걸음을 옮기는 친구. 아주 오랜만에 만난 소중한 엣 친구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인상 깊게 남겨주었다는 생각에 조금은 서운한 감이 가시는 듯하네요. 다음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수원을 찾아오겠다고 하고 떠나는 친구의 뒷모습을 보면서, 지동이란 마을 참 살만한 동네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합니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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