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요란한 소리를 내며 폭우가 쏟아지던 날 아침, 평소 지각하지 않던 권선구 환경위생과의 한 공무원이 출근시간이 훌쩍 넘어서야 모습을 나타냈다.
걱정하던 동료들이 늦게야 모습을 보인 그에게 사정을 묻자 지각한 사유를 말했다.
출근길 폭우를 가리느라 우산을 푹 쓰고 걷는데 앞에 보이는 우산 아래로 작은 몸이 자꾸만 넘어질 듯 휘청이는 것이 보여 불안한 마음에 따라 걸었다고. 그렇잖아도 비로 인해 늦은 출근길이라 발걸음을 재촉하려 하지만 곧 넘어질듯 한 위태로운 몸짓이 안쓰러워 결국 가던 길을 멈추고 말았다고 한다. 결국 앞서 걷던 우산 속의 사람이 쓰러져서 다가가서 보니 할머니 한분이었고 지나는 여학생의 도움을 받아 복지관까지 모셔다 드리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할머니는 평소 혈압이 있으셨는데 그 날 지역 복지관으로 향하다 어지러움을 느끼며 갑자기 몸이 말을 듣지 않으셨다고 한다. 복지관의 사회복지사에게 할머니의 건강을 부탁하고 왔지만 내내 걱정스러워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아마 빗속에서 할머니를 부축하고 복지관까지 함께 했던 여학생도 필경 지각을 하여 사연 모르는 선생님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리라. 여학생의 담임 선생님이 모쪼록 사려 깊은 선생님으로 찬찬히 학생의 아침 사연을 듣고 칭찬으로 따뜻하게 안아주길 기도해 본다.
비록 근무지에 지각하였지만 늦은 출근길에도 빗속에 쓰러진 노인을 내버려두지 않고 함께 복지관까지 동행한 따스한 마음. 사회복지사에게 노인을 부탁하고 다시 회사로 향한 그의 발걸음과 함께 할머니를 도운 여학생의 마음까지 생각하면 아침 출근길 비로인해 습습했던 마음이 한결 밝아진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