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차 없는 마을 실험 ‘생태교통수원 2013’ 십 년을 돌아보니
행리단길의 시작은 바로 '2013 생태교통마을'
2023-06-30 11:27:21최종 업데이트 : 2023-07-04 15:23:1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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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교통수원2013'이 열린지 10년이 흘렀다 지난 2013년 9월 한 달은 수원시에서 전무후무한 시간이었다. 바로 행궁동 일대 한 달간 차 없는 거리 '생태교통축제'를 열었던 날이다. 기자 역시 2013년 생태교통 페스티벌 기간 매일 행궁동 취재를 다닐 정도로 시민기자로서 즐거움이 컸다. 구석구석 골목길을 걸어보기도 했고, 당시 이색 교통수단을 체험하면서 오히려 '차 없는 마을'에 대한 편리함과 안전에 대해서 인지했다. 걷기 좋은 길, 살고 싶은 동네, 이웃이 살아있는 마을이 되어가는 행궁동의 변화가 아름답게 여겨졌다. 무엇보다도 보행하기 편한 사람들의 느릿느릿한 걸음이 눈에 띄었고 유유자적 걷는 즐거움을 누리는 모습도 보였다. 오늘날 '행리단길'의 구심점이 된 사건은 '생태교통마을'로 지냈던 한 달간의 실험적인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차 없는 거리' 행사 모습(사진출처/포토뱅크) 자동차를 탈 때와 걸어 다닐 때 사람들의 마음은 완전히 다르다. 작고 보이지 않던 것들을 눈여겨보면서 마음이 더욱 여유로워진다. 그렇게 인간 중심의 동네가 되면서 온기가 살아난다. 걷는 즐거움을 회복하면서 기계 문명에 잠식당했던 몸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될뿐더러 화석 연료사용에 대한 심각성도 깨닫게 된다. 당시 시민기자로서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자전거를 구입하여 수원시 전역을 자전거로 다니기도 했었다. 일주일 내내 자동차로 이동하던 생활이 조금씩 자전거 이용으로 늘어났고, 주 2~3회는 아예 차를 갖고 나서지 않기도 했다. 행궁동의 가능성과 변화의 힘을 느끼게 된 '2013생태교통' 벌써 '생태교통수원2013'이 열린지 10년이 흘렀다. 10년 전의 행궁동과 지금의 행궁동은 서로 다른 동네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동안 주민들은 크고 작은 노력으로 동네를 아름답게 꾸미고 정비하며, 크고 작은 공동체 사업을 벌여나갔다.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는 젊은 친구들은 단지 '핫플레이스 행리단길'만 기억할는지 모른다.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하거나 뜯어고쳐 카페나 식당, 공방, 소품가게 등으로 만들면서 이색적인 볼거리나 희귀성 때문에 멀리서 찾아오기도 한다. SNS에서도 '꼭 가보아야 할 행리단길 명소' 등이 인기다. 이렇게 변화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2013년 생태교통마을에서 이뤄진 '차 없는 마을 한 달의 실험' '생태교통수원 2013' 이전 행궁동과 화성 일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1997년 화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지만, 오랫동안 성곽 안과 밖의 마을은 낙후되고 개발이 되지 않았다. 생태교통축제가 개최되기까지 수많은 준비가 이뤄졌고 그 이후로도 원도심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크고 작은 도시 재생사업 및 공동체 활동 등이 이뤄졌다. 생태교통수원은 단순히 차 없는 거리를 만들기 위한 일회성 축제가 아니었다. 화석 연료 고갈에 대비하여 자전거와 무동력 이동 수단 및 친환경 전기동력을 이용한 교통수단을 점차 늘려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가는 일이었다. 축제가 끊이지 않는 곳 행궁동 10년 전 시민기자로서 생태교통마을을 매일 취재하면서 비로소 수원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당시 아홉 살 아이를 데리고 매일 나들이하듯 행궁동에서 놀기도 했고, 다양한 체험 행사에 함께했다. 지인을 만날 일이 있을 때면 "행궁동에서 만나요"라고 이야기하면서 일부러 행궁동 골목 투어 가이드를 자처했었다. 세련된 신도시의 편리함보다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간직한 옛 도심을 거닐면서 다들 수원의 매력에 한껏 빠지기도 했다. 낮과 밤 모두 매력적인 행리단길 '생태교통수원 2013' 이후 행궁동은 어떤 곳으로 바뀌었을까. 이전까지는 불편하고 낡은 도시의 이미지 그리고 떠나고 싶은 동네였다면 지금은 관광지로 활성화되면서 수원의 명소로 거듭났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찾아오는 외부인들이 늘어나면서 주민은 줄어들고, 상가는 500곳 이상으로 늘어났다. 행궁동 주민이자 당시 생태교통마을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섰던 조이화 상인회장을 만나 10년간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생태교통 전과 후 어떤 점이 달라진 걸까. 드라마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는 행궁동 "처음 생태교통을 한다고 했을 때 주민들의 반대가 엄청났죠. 저도 그 중의 한 명이었고요. 하지만 '행리단길'이 만들어 지면서 여러 모로 혜택 본 사람들도 있죠. 10년 전 주민들은 4,500명 정도 되었는데, 이제 원주민은 1,000명으로 감소하고 반대로 방문객은 엄청나요. 우리도 상인이기 전에 주민인데, 보행자가 안전한 마을이 되는 것이 우선인데 차 없는 마을, 도로에 차가 넘치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자각을 하고 있어요." 10년 전 생태교통마을의 모습 "보이는 모습의 변화도 크지만 개개인의 삶의 성장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코로나 이후 3년간 행리단길의 상권은 더더욱 활성화 됐고, 상인으로서 탄소중립 등에 관한 환경 공부를 하면서 실천하는 지성인으로 조금씩 변화하게 되었다고. "저 역시 부모이기 때문에 자녀에게 떳떳한 부모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 생태교통2013을 하면서 자기와 약속을 한 것이 있어요. 바로 운전을 안 하겠다는 거였죠. 운전면허는 있지만 운전을 하지 않고 있어요. 나 스스로 탄소중립이라는 약속을 지키는 거에요." 이색적인 '자전거 택시'를 체험하면서 생태교통마을 안에서는 이렇듯 생태교통은 쇠락했던 행궁동의 마을의 모습도 변화시켜 놓았지만 '보행친화거리'로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싶은 거리로 변화했다. 도심 속 골목길을 걷는 것 자체가 관광상품으로서의 자원이 된 셈이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도시가 과도한 관광화로 고유성을 잃고, 주민과 관광객의 주객이 전도되면서 소음과 쓰레기 문제, 주차난, 소음, 임대료 상승 등 기존에 없던 문제가 생겨나기도 했다. 관광을 위해 주민들의 삶이 소비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다소 안타까운 점 중 하나는 생태교통마을에 유모차나 휠체어가 다니기 힘들 정도로 보행이 힘들다는 것이다. 생태교통마을이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다. 도로의 턱이 많고, 자동차가 인도까지 점령하여 주차하거나 좁은 골목을 질주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환경도시로 자처하지만 탄소배출을 감소하기 위한 정책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행리단길'의 가치를 계속 유지해 나가려면 골목을 걸을 수 있는 자유와 함께 탄소중립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행리단길, 생태교통수원, 2013생태교통, 수원차없는거리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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