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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honey] 서늘한 고원을 찾아서 ② 해발 1천458m 발왕산 웰니스 피서
2026-07-28 09:42:07최종 업데이트 : 2026-07-28 08:00:06 작성자 :   연합뉴스

(평창=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단순 관광보다 건강, 휴식, 자연, 자기관리, 체험을 중시하는 것이 최근의 여행 트렌드다.
특히 여름철에는 폭염과 열대야를 피해 시원한 고지대에서 휴식과 체험을 함께 즐기는 '쿨케이션'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강원도 평창군의 발왕산 일대에 들어선 모나용평 리조트에는 이런 수요에 부합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 해발 1천458m 발왕산 운무 속 피톤치드 샤워
차 문을 열자 서늘한 공기가 훅 밀려들었다.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도심과 달리, 이곳 고지대의 바람에는 산 특유의 청량함이 가득했다.
발왕산 능선에 걸린 구름을 바라보고 있자니 지금이 한여름이라는 사실마저 잠시 잊힐 정도였다.
도착한 곳은 대자연 속에서 운동과 문화, 미식을 아우르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모나용평 리조트다.
숙소에 짐을 푼 뒤 곧장 드래곤프라자로 향해 발왕산 관광케이블카에 올랐다. 편도 3.7km 구간을 18분 남짓 타고 오르면, 고된 산행 없이도 단숨에 해발 1천458m 발왕산 정상에 닿게 된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화창했던 풍경은 짙은 운무에 휩싸였다. 조망을 기대했던 마음에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능선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땀과 더위를 단숨에 식혀줬다.
이어 고지대의 거친 기후를 견뎌온 주목이 늘어선 '천년주목숲길'을 걸었다. 굽고 뒤틀린 나무 사이로 이어진 길에는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와 흙을 밟는 소리만 잔잔하게 들렸다.
해설사는 운무가 짙은 날에는 피톤치드가 공기 중 수분과 어우러져 낮게 머물기 때문에 이른바 '피톤치드 샤워'를 즐기기 좋다고 설명했다.
천년주목숲길은 경사도 8% 이하의 완만한 데크길로 조성돼 휠체어 이용자와 고령자,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2023년에는 '한국관광의 별' 무장애 관광지 부문에 선정됐다.
숲의 향기를 만끽하며 걷다 보니 휠체어를 이용하는 여행객과 가족 단위 방문객도 자주 눈에 띄었다.
산 정상의 자연을 누구나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돕는 케이블카의 힘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언젠가 설악산에서도 노약자와 이동 약자들이 보다 편안하게 자연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봤다.
트레킹을 마칠 무렵 온 좋게도 운무가 걷히고 햇살이 쏟아졌다. 시야가 트이자 대관령 풍력발전단지와 동해안이 한눈에 들어왔다. 산자락에 운무가 걸린 풍경은 맑은 날과는 또 다른 장관을 만들어냈다.
◇ 물의 저항을 이긴 아쿠아바레
발왕산에서 가슴이 탁 트인 느낌을 받고 내려왔다. 이제는 리조트의 웰니스 프로그램에서 몸의 감각을 깨울 차례다.
먼저 실내 수영장에서 발레 동작과 근력 운동을 결합한 '아쿠아바레'를 체험했다. 아쿠아바레는 물을 활용한 신체 균형 및 코어 강화 프로그램이다.
수중 환경에서 진행돼 관절 부담을 줄이면서도 물의 저항을 활용해 근력, 균형감각, 유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체험형 웰니스 프로그램이다.
강사의 지시에 따라 물속에서 다양한 자세를 취해봤다. 물의 부력은 관절의 부담을 줄여줬지만, 균형 잡기가 더욱 힘들었다.
다리와 상체를 뻗을 때마다 몸의 중심이 흔들렸고, 복부와 엉덩이에 힘을 줘 자세를 겨우 유지할 수 있었다.
움직임은 느긋해 보였지만 물속에서는 평소 잘 쓰지 않던 작은 근육까지 끊임없이 사용됐다. 운동이 끝난 뒤에는 잘 쓰지 않았던 근육 곳곳에 상쾌한 자극이 느껴졌다.
◇ 폼 롤러 위에서 굳은 몸을 풀다
이어 웰니스센터에서 진행되는 실내 프로그램인 '리커버리 플로우 요가'에 참여했다.
매트 위에 누워 등 아래에 롤러를 놓고 숨을 길게 내쉬자 굳어 있던 등과 어깨가 조금씩 이완됐다. 팔과 등, 허벅지를 롤러 위에서 움직일 때는 뻐근한 자극이 느껴졌지만, 잠시 멈춰 깊게 호흡하자 긴장이 서서히 풀렸다.
롤러를 받침으로 활용하니 어깨와 척추를 늘리거나 무릎과 허리의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됐다.
모나용평은 7월 재단장한 용평워터파크 4층 웰니스센터를 중심으로 실내외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실내에서는 리커버리 플로우 요가와 밸런스 체어 요가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한국관광공사 우수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이 리조트는 발왕산의 숲과 고지대 기후, 리조트 체류 인프라를 연계해 웰니스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발왕산 생태숲도 산림청의 '100대 명품숲'에 이름을 올렸다.
도심의 피트니스센터에서 음악과 운동기구에 집중했다면, 이곳에서는 바람과 물, 숲의 향기가 운동의 일부가 된다. 운동 강도보다 자신의 호흡과 움직임에 집중하게 된다는 점도 달랐다.
◇ 텍사스 바비큐와 향긋한 수국차
저녁에는 본관 앞 잔디밭에 문을 연 텍사스 바비큐장 '텍사스 BBQ 피트700'을 찾았다.
드넓은 잔디밭에 마련된 바비큐 레스토랑 초입에서부터 짙은 훈연 향이 먼저 코끝을 자극했다.
수영과 요가를 마친 뒤라 허기가 컸지만,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극적으로 운무가 짙푸른 초원을 감쌌다가 사라지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좀 기다리니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 립과 소시지 등이 큰 철판에 한꺼번에 배달됐다.
립을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 잘랐다. 기름기가 있는 부위는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맛을 냈고, 담백한 부위에서는 훈연 향이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고기 위에 소스를 묻히지 않고 훈연한 상태 그대로의 고기를 우선 맛봤다. 훈연칩의 향기가 고기 맛을 풍성하게 해줬다.
달콤한 바비큐 소스를 곁들이면 전형적인 미국 남부식 풍미가 강조됐고, 소스 없이 먹으면 고기의 염도와 훈연 과정이 더 직접적으로 전해졌다.
소시지는 칼을 대는 순간 팽팽한 껍질 속에서 육즙이 흘러나왔다. 향신료의 풍미와 함께 장작불의 향도 충분히 느껴졌다.
발왕산 정상의 더 캐슬 샬레 2층 레스토랑에서는 발왕산에 자생하는 식물로 만든 전통차도 맛볼 수 있었다.
네 종류 가운데에는 특산품으로 개발된 발왕산 수국차도 포함돼 있었다. 평소 자기 신체 증상에 따라 다양한 차를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이곳에서는 사방으로 탁 트인 창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강원도 고산 준봉의 전망을 바라보며 식사와 차를 즐길 수 있다.
◇ 서늘한 산에서 즐기는 여름밤
매년 8월 초부터 중순까지 열리는 '발왕산 축제'는 공연과 가족 체험을 결합한 대표적인 여름 행사다.
주말 저녁에는 야외 라이브 공연이 열리고 축제 기간에는 거리공연과 드론·천문 교실 등 가족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일부 일정에는 해가 진 뒤 야외 영화를 관람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한여름에도 긴소매 옷이 필요할 만큼 밤공기가 선선해 도심의 야외 공연이나 영화제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케이블카와 천년주목숲길, 아쿠아바레와 요가, 텍사스 바비큐, 야간 공연까지 연결하면 1박 2일은 짧게 느껴진다.
자연 속에서 충분히 쉬며 프로그램을 즐기려면 2박 3일 일정도 적당하다.
서늘한 기후가 이곳을 찾게 하는 첫 번째 이유라면, 여행을 기억하게 하는 것은 직접 몸을 움직이고 맛을 경험한 순간들이다.
무더위를 피하는 데서 나아가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돌아오는 여행. 발왕산의 여름 피서법이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6년 8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여행honey] 서늘한 고원을 찾아서 ② 해발 1천458m 발왕산 웰니스 피서

[여행honey] 서늘한 고원을 찾아서 ② 해발 1천458m 발왕산 웰니스 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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