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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처럼 깨끗한 얼굴피부를 위해
2013-10-12 10:00:00최종 업데이트 : 2013-10-12 10:00:00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40대 아줌마 네 사람이 화려한 외출을 한다. 
코스모스 살랑거리는 들판도 아니요, 진한 향을 내뿜는 가을 국화밭도 아니요, 억새풀 우거진 석양의 공원도 아닌, 그 곳은 바로 피부과 병원이다. 
몇 달전 양쪽볼에 잡티가 생겨 거울을 볼 때 마다 거슬렸는데, 한번 눈에 띄니 자꾸 그 부분으로만 눈길이 가면서 신경이 쓰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잡티의 농도가 더 진해지는 것 같고 두드러져 보이는게 이만 저만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한번 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 얼굴의 불청객은 나를 점점 더 예민하게 만들며 괴롭히기 시작한다. 

그러던중 친구와 점심을 먹는데, 친구의 투명한 피부가 그날따라 유난히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래전 그 친구도 지금의 나처럼 상당한 마음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나서 물어보니, 기미,주근깨, 잡티에 좋다는 몇가지 방법을 썼는데 그 중에 어떤 화장품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한다. 한창 예민해져 있는 나에게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가을 하늘처럼 깨끗한 얼굴피부를 위해_1
가을 하늘처럼 깨끗한 얼굴피부를 위해_1
 
나도 당장 사겠다면서 그 화장품가게를 함께 방문했다. 획기적인 치료효과가 있을거라 기대하며 방문한 화장품매장의 사장님은 내 손등에 시연까지 하면서 열심히 제품 설명을 하신다. 
화산재를 원료로 만들었다는 제품은 스킨, 로숀을 비롯한 기초화장품에서부터 알록달록 색조 제품과 샴푸, 린스, 염색제등까지 없는 제품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길거리에서 뱀 한 마리 옆에 끼고 만병통치약을 팔던 그 옛날 약장사처럼, 이 제품의 효과 또한 사용만하면 바로 클레오파트라라도 될 것 같은 신비의 제품인 것이다. 듣다보니 오히려 제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과연 저걸 바르고 효과가 있을까 싶다. 
신뢰감이 없어지니 사고 싶은 생각도 사라졌지만 소개해준 친구의 체면과 함께 너무나 열심히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 사장님 때문에 도저히 그냥 나올수가 없어 그중 잡티 제거에 가장 효과가 있다는 제품 하나를 사 가지고 돌아왔다. 

다음날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다며 직장 동료에게 설명을 하니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이 있는데 피부과에서 처방을 받아 안전하며, 효과도 좋으니 한번 써보라면서 사용하던 제품을 건네 주는 것이다. 
동료는 피부관리에 참 많은 투자를 하는 여인이다. 나로서는 입이 벌어질 정도의 금액에 여러 가지 피부관리를 받으며 열심히 가꾸는 덕분에 항상 밝고 화사하며 투명한 피부색을 가진 고운 여인이다. 

안그래도 고민이 많던 참인데 피부과 처방을 받은, 효과가 좋다는 제품을 받으니 벌써 나도 동료만큼 깨끗한 얼굴로 바뀐듯한 기분이 든다. 기대감에 부풀어 그날밤 부터 열심히 약을 바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동료가 발랐을때는 피부각질이 벗겨졌는데 나는 아무리 발라도 벗겨지질 않는다. 피부과에서 하는 시술도 피부를 한꺼풀씩 벗겨내는 박피술을 통해 얼굴의 잡티를 제거하는 것처럼, 이 약도 그런 박피효과를 통해 피부를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제품인데, 나는 기대했던 박피효과가 일어나지 않자 조바심이 나기 시작한다. 

그래도 꾹 참고 한참을 바르니 이번에는 오히려 처음보다 얼굴에 잡티가 더 진해지면서 보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아는체를 해서 나를 신경쓰이게 한다. 
거울을 볼때마다 시선은 양쪽 볼로만 가면서 기분이 우울해진다. 하지만 중도에 포기할수도 없어 정말 매일매일 정성껏 바르며 하루빨리 깨끗해지기만을 바라는수밖에 없다. 

그렇게 한달 정도를 바르고 나니 피부 깊숙이 박혀있던 검은색의 색소들이 피부 바깥면으로 올라오는게 나의 눈으로도 확인이 된다. 드디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을 놓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들여다 본다. 부분부분 잡티가 벗겨지면서 피부색은 오히려 얼룩덜룩 하지만 그래도 없어지기 시작 한다는게 나에게 크나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사용한지 두 달이 되어가면서 동료에게 받았던 연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동료를 졸라 피부과에 함께 가기로 하고 약속을 잡는데, 이렇게 효과가 좋은 제품을 나 혼자만 알고 쓰기에는 아쉬워서 또 다른 주위 동료들에게 내가 본 제품의 효과를 열심히 설명한다. 모두들 늘어나는 얼굴의 잡티로 인해 고민이 많은 나이들인지라 반응이 폭발적이다. 

가을 하늘처럼 깨끗한 얼굴피부를 위해_2
가을 하늘처럼 깨끗한 얼굴피부를 위해_2
 
그렇게 해서 네명의 여인이 피부과로 나들이를 가게 된 것이다. 그동안 미용을 목적으로 피부과를 방문해 본적이 한번도 없던 나는 어린아이처럼 동료 뒤만 졸졸 따라다니며, 진찰실에도 네 여인이 한꺼번에 들어가서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다. 
과한 욕심으로 많은 양을 바르면 큰일날수도 있으니 아주 소량만 발라야 한다고 의사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처방전을 받아 설레는 마음으로 약국 문을 들어선다.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조그마한 연고 하나, 이 조그만 연고 하나가 앞으로 나의 얼굴에 마법같은 기적을 행해주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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