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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귀가 두개인 이유는?
2012-08-11 08:44:00최종 업데이트 : 2012-08-11 08:44:0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남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일본의 콧대를 누르고 역대 최초로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는데, 이런 기쁨 속에 참으로 속상한 뉴스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어제 전라북도 전주에서 부부싸움을 하고 집을 나간 주부가 자녀 3명과 함께 동반 자살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아이를 키우는 주부로써 놀랍고 가슴이 떨려서 방송을 더 들을수가 없었다. 

뉴스에 나온 바로는 생활고 때문에 부부싸움이 있었다고는 한다. 그러나 살다 보면 어려움에 부닥치기도 하고 또 절망에 빠져보기도 하는건데 그렇다고 홧김에 아이들까지 그럴수 있는건지.
왜 더 대화하지 않았는지, 한순간의 분노를 못참고 그런 끔찍한 선택을 해야만 했는지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

물론 이루 다 말할수 없는 어려운 사정이 있었을수 있지만, 누가 뭐래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을 그렇게 하는것은 정말...
무엇보다도 두 부부간에 그런 일이 있기 전에 왜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은 두고두고 남는다. 

'라쇼몽'이라는 오래된 일본 영화가 있다. 한 사무라이가 부인과 함께 산길을 걷고 있다가 지나가는 행인과 시비가 붙는다. 격투가 벌어지고 그 와중에 결국 사무라이가 죽고 만다. 증인은 세 사람. 싸움의 당사자인 행인과 그 걸 보고 있던 부인, 그리고 우연히 그 현장을 목격하게 된 걸인이다. 관가로 끌려가 사건의 전말을 증언하는 세 사람. 그런데 셋은 모두 다른 사실을 증언한다.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본 전혀 상반된 진실 세 가지. 자, 누구의 말이 옳고 누구는 거짓인가. 영화 이야기는 뒤에서 하기로 하고.

우리는 살아 가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일하고 부대끼면서 대화하고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만나고 부딪치다 보면 서로 어떤 사안을 두고 처음 의도와 다르게 의견이 상충되고 갈등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가 하면 때로 의도가 잘못 전달되어 오해가 커지고 반목과 갈등 끝에 심한 다툼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내가 절감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한다는 점이다. 

서로 상반되는 의견일 때 갈등 당사자는 상대가 나와 다른 의견이라는 것에만 주목하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데는 인색하다. 
즉 상대방의 말과 행동의 진의는 물론이고 그 의도와 배경을 알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이다.

 
사람에게 귀가 두개인 이유는? _1
사람에게 귀가 두개인 이유는? _1

어딘가에 분명히 소통의 열쇠를 가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니 각자 귀를 막고 자기 말만 소리치는 아우성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이런 게 어디 내 주변의 한두건의 일일까.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에 오르내리는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간의 갈등 상황을 보면 그런 일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통능력 결핍'이라는 병.

다이 영화 이야기를 해 보자.
영화 '라쇼몽'은 끝까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판정하지 않는다. 각자의 입장에서 재구성된 세 가지의 관점에 똑 같은 비중으로 진리의 값을 준다. 한 가지 사실에도 여러 시선이 있을 수 있고, 이 역시 각자의 관점으로 해석된 각각의 진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러 관점이 다양하게 공존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왜 그렇게 보였을까, 공감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따져보는 것, 즉 소통을 위한 노력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가장 작은 조직은 가정이다.  그 가정에서 어른인 부부들은 왜 인간에게 입은 하나이고, 귀는 두 개인지 깊이 새겨보자.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려는 노력과 늘 그런 마음이면 정말 다시 입에 올리기 어려운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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