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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부침개
2010-08-07 15:58:47최종 업데이트 : 2010-08-07 15:58:47 작성자 : 시민기자   백미영

찜통속에 현관문을 열어 젖히니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나, 갑작스런 소낙비에 비가 거실 안으로까지 들이닥치고 있다. 
부랴부랴 베란다 창문을 닫고 들어오면 그사이 비는 그치고 언제 그랬냐는듯이 햇빛이 쨍 하고 나타나, 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날씨가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이면 별로 외출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날이면 방바닥에 배 깔고 누워, 엄마가 부쳐주신 부침개를 한 점씩 떼어 먹으며  소설책이나 읽고 있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으련만, 이젠 그 시절은 다가고 내가 부침개 부쳐주는 엄마가 되어 가족들을 위해 주방을 나선다.

벌써부터 누구 집에서 부침개를 부쳐먹는지 부침개 부치는 기름냄새가 창문으로 소올솔 들어오고 있다. 
비오는 날이면 으레껏 부침개 부쳐 먹던 시절, 그 때는 시절이 시절인 만큼, 비가 내리면 땅이 질퍼덕거려 장화를 신고 다니던 시대여서, 비만 내리면 시장에 가기가 불편하여, 텃밭에서 기르는 부추나 호박, 고추 등을 뜯어서 아주 쉽고 편리하게 요리를 할 수 있는 부침개를 종종 부쳐 먹었다.

감자를 몇 개 꺼내어 감자칼로 감자 껍질을 얇게 벗겨내고, 강판에다가 감자를 갈아서 하는게 제격이다.
그러나 감자를 강판에 갈으려니 손목도 시큰거리고, 시간도 조금 많이 걸릴것 같아서, 감자를 가늘게 채썰어서, 집에 남아 있는 온갖 야채를 넣어서 감자부침개를 부쳤다. 부침개를 부쳐 먹는맛이란 비오는날의 조화를 이룬 맛, 바로 이 맛이었다.

비오는 날의 부침개_1
집에 있는 재료로만 준비 하였다
,
비오는 날의 부침개_2
감자부침개 밀가루반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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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부침개_3
부침개 부치는 소리가 빗소리 같이 들린다
,
비오는 날의 부침개_4
비오는날 먹는 고소하고 담백한 이 맛, 부침개


비가 오면 체온이 떨어져 열량 에너지를 높이기 위해 전류가 생각나게 해서 비오는날 부침개를 부쳐 먹는다는 말이 있다.
또 비 오는 소리를 들으면, 부침개 부치는 소리와 비슷하여 부침개를 생각나게 해서 부침개를 부쳐 먹는다는 이야기도 있도, 기온이 가라 앉아 기름냄새가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아래에서 멀리 퍼져나가 후각으로 입맛 땡기게 해서 부침개를 부쳐먹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나는 이 세가지 이유 중에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소리가 들리면 부침개 지지는 소리에 기름냄새가 나는것 같아 부침개 생각이 난다.

까치발로 서서 높은 창문을 빼꼼히 내다보니 빗줄기가 처마 밑으로 떨어져, 조그만 웅덩이로 만들어진 그 속에는 여름의 꽃향기가 흘러 나온다.  마당에 나가 앉아 친구들과 공기돌로 땅 따먹기를 못해 안달이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애가 타 어쩔줄 몰라했던 그 시절도 아련히 생각난다.

비가 쏟아지다 다시 멈추고 다시 쏟아지는 오늘 같은날,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며 옛 생각에 잠겨,  빗소리 들으며 음악과 함께 감자부침개 한 접시로 무료한 시간을 달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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