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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적인 삶이 교차하는 재래 시장
2010-07-26 12:37:29최종 업데이트 : 2010-07-26 12:37:29 작성자 : 시민기자   백미영

친구와 함께 2007번 버스를 타고 모란시장에 갔다. 파장동에서 성남이 아주 멀기만 한줄 알고 모란시장을 가보고 싶어도, 갈 생각도 못했었는데, 막상 버스를 타고 가보니 몇 십분도 안걸리는 거리였다. 

전통과 현대적인 삶이 교차하는 재래 시장_1
전통과 현대적인 삶이 교차하는 재래 시장_1

전통과 현대적인 삶이 교차하는 재래 시장_2
전통과 현대적인 삶이 교차하는 재래 시장_2

잘 정돈하여 자리한 상인들, 이것 저것 보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구경꾼들, 그 틈새에 나도 끼어 모란시장 구경을 하고 있는데, 소쿠리에 하나가득 쌓인 옥수수 찐빵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옥수수가루를 밀가루에 넣고 반죽하여 찐 옥수수 찐빵이 보기에 하도 먹음직 하여 옥수수빵 하나를 사서 한입 덥썩 물어 먹어 보았다. 맛은 있지만 옛날 그대로의 맛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3학년때였다. 그 때는 1학년에게만 빵과 우유를 급식 했었고, 우리는 가끔가다 선생님이 하나씩 주셔서 그 빵을 맛 볼수가 있었다. 방과후, 1학년 교실을 청소를 해 주게 되었는데, 선생님이 교실 청소를 해 준 우리들에게 남은 옥수수찐빵을 나눠 주셔서 우리는 맛있게 먹었고, 그 다음부터는 서로가 1학년 교실을 청소하려 했었다. 

나역시 옥수수빵을 얻어 먹으려고 교실 청소를 하고 얻은 빵을 가방에 넣고 신나는 발걸음으로 달려가, 대문을 박차고 들어가며 '엄마!! 나 옥수수빵 받았어요!!" 하고 소리치며 가방을 열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일인가. 가방에 잘 넣어둔 옥수수빵이 온데간데 없어졌다.
그래서 허탈했었던 어린시절의 옥수수빵. 
그 때 그 옥수수빵은 고소하고 맛있었는데, 이젠 피자, 햄버거에 맛들려 입맛이 변해서 옥수수빵의 깊은 맛을 잃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그저 아련히 옛 추억의 맛을 기억하고 있을뿐이다.

어머니가 시장을 가실때면, 먹거리 무엇 하나라도 얻어 먹으려고 어머니 뒤를 졸졸 따라 다니며 어머니의 손을 잡아댕겨 이것 사달라 저것도 사달라며 졸라대면, 안된다고 거절 하시면서도 결국은 할 수 없이 눈흘기며 사주시던 어머니를 기억하며, 모란시장의 먹거리를 프라스틱 조그만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서 먹는 재미란 여간 쏠쏠하다. 

전통과 현대적인 삶이 교차하는 재래 시장_3
전통과 현대적인 삶이 교차하는 재래 시장_3

녹두빈대떡이 지글지글 소리내며 맛있게 부쳐지고 있었다. 녹두를 믹서기에 간 것이 아니고, 맷돌로 갈아서 더 맛있는 녹두부침개, 야채 넣고, 돼지고기도 듬뿍 넣어서 크고 도톰하게 부치고 또 살짝 한번 튀기니까 녹두빈대떡이 바삭바삭하면서도 담백하여 아주 특별한 별미였다.
옛시절에는 명절이나 되어야 녹두부침개를 부쳤었다. 돼지고기 비개로 기름을 내고 토막낸 무우로 돼지기름을 후라이팬에 쓱쓱 발라 고명을 넣은 녹두반죽을 올리면 지글지글 타오르는 기름냄새가 풍겨나오면서 마당 한 쪽에 쭈그리고 앉아 있던 멍멍이가 코를 벌름벌름 거리며 입맛 다시던 그 때의 어머니가 부쳐주시던 녹두부침개가 생각 난다.

고소하고 담백한 녹두부침개를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며 맛있게 먹고 나와서 디저트로 식혜를 한 잔 사서 들이켜 마시는데 갑자기 뻥하고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났다. 우리는 놀래서 그 쪽으로 달려 가보았더니, 뻥튀기 아저씨가 옥수수를 튀기고 있었다. 

전통과 현대적인 삶이 교차하는 재래 시장_4
전통과 현대적인 삶이 교차하는 재래 시장_4

뻥튀기 아저씨가 예전에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집집마다 아이들이 쌀이며 콩, 옥수수등을 가지고 나와 튀기는 동안에 삥 둘러앉아 기다리다가 뻥! 터지는 소리에 저마다 귀를 막고 섰다가, 튀밥이 마구 쏟아져 나오면 그 튀밥을 주어 먹느라 난리 법석들 이었었는데, 오늘날의 뻥튀기는 모습은 고요하고 그저 뻥튀기 기계만 홀로히 돌아가는 모습이 웬지 좀 쓸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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