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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수원 화성의 풍경은 어떨까?
2010-12-17 20:11:54최종 업데이트 : 2010-12-17 20:11:54 작성자 : 시민기자 서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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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또 내렸다. 매년 한두 번 정도 눈 구경을 할까 말까 한 지난 8년여 간의 순천생활과는 비교하기 힘들다. 이사 온 지 겨우 2주, 이제 막 겨울이 시작됐을 뿐인데 벌써 두 세 차례 내린 눈, 그야말로 신기함 그 자체다. 그래서 눈 오는 수원의 풍경은 어떨까 상상하면서 수원천을 따라 수원 화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눈 오는 날 수원 화성의 풍경은 어떨까?_1 수원천 방화수류정 부근, 제일 먼저 나를 반겨주는 것은 청둥오리들. 하천은 반쯤 얼어있었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들은 수풀 속에서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는 듯 보였지만 오늘따라 잘 잡히지 않는지 몸짓이 빨라진다. 그런데 그 모습이 한번은 거슬러 올라갔다가 한번은 물살을 타고 흘러 내려갔다가 언뜻 보면 흡사 노는 것처럼 보였다. 눈 오는 아침 풍경을 즐기고 있는가 보다. 하지만 아무리 겨울철새라지만 찬 얼음물을 안방 드나들 듯 하다니... 슬며시 옆에 앉았다. 그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다. 멀찍이서 관찰해 보니 옆으로 사람이 지나가도 날아가지 않는 듯 보여 나도 시도를 해 본 것이다. 역시나 날아가지 않았다. 놀란 토끼처럼 하늘로 날아가 버리던 다른 곳의 청둥오리와는 사뭇 달랐다. 그들도 화성의 아름다움에 취했나? 한 쌍의 청둥오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많아요 ![]() 눈 오는 날 수원 화성의 풍경은 어떨까?_2 눈이 오면 사람들의 목소리가 훨씬 멀리 그리고 크게 들린다. 그 때문인지 다른 날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언어가 수원화성안을 힘차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바로 일본어다. 그동안 몇 차례 이곳을 방문했어도 얼굴 생김새가 비슷하고 조용히 관람하고 다니는 그들의 특성상 외국인임을 알지 못했는데 오늘은 날씨탓에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 안내소에서 일하는 분에게 물었다.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 일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냐고... "거의 대부분이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운전 기사 분에게도 슬쩍 지나가는 말로 "일본인들 많이 오네요"라고 건넸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지리적으로 가깝고 상대적으로 관광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한국에 일본인 관광객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보다는 요즘 일본에서 유행하는 '세계문화유산' 탐방 프로그램 덕분에 수원 화성의 위치도 확고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멋진 풍광 옆에는 꼭 있어요 사진인들 ![]() 눈 오는 날 수원 화성의 풍경은 어떨까?_3 카메라맨들 사이엔 우스개 소리 하나가 있다. 지리산 꼭대기에는 잡상인 반 사진쟁이 반이라고...사진하는 사람들의 부지런함을 우회적으로 하는 말하는 것으로 그만큼 열정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있었던 낙안읍성에도 사진인들은 많았다. 역시 이곳 화성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좀 다른 면이 있다면 여기는 건축물 자체를 전문적으로 찍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동북공심돈 부근에서 만난 한 사진인은 자신이 맞춰놓은 앵글을 직접 봐 보라고 권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사각 프레임 안에 자리한 동장대 자체의 모습이었다.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사진인은 연신 물과 함께 건물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프레임 안에 잡다한 것을 집어넣지 않고 곧바로 건물 자체를 주제로 잡는 것은 그만큼 화성이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에 이른다. 청소요원 그들의 뒷모습은 아름다워요 ![]() 눈 오는 날 수원 화성의 풍경은 어떨까?_4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이상하지 않은 도구지만 나 같은 사람에겐 좀 생소한 도구, 바로 눈을 밀어내는 기구. 그저 삽으로 밀어내고 빗자루로 쓸어낸 것이 전부인 것으로 알고 있던 것을 불식시킨 불도저 삽처럼 생긴 플라스틱 기구. 그들은 손에 그것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화성 동쪽 부근을 돌아보기 전에 누군가 길을 쓸어놓은 흔적을 발견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 나오는 길에서 또 다시 성곽 주변에 쌓인 눈을 쓸어내고 있던 그들을 발견하고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말은 그저 "감사합니다"라는 말 뿐이었다. 그런데 눈을 쓸어내고 있는 모습은 국궁체험장에서도, 안내데스크에서도 똑 같이 목격됐다. 수원 화성 안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듯 눈을 치우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너무 수고스럽고 감사하다는 생각 뿐. 그랬다. 사람이 가까이와도 달아나지 않고 얼음물 속에서 노니는 청둥오리가 그랬고 아름다운 화성을 더욱 아름답게 카메라에 담는 사진인이 그랬고 도처에서 감탄사를 뿜어대는 일본인 관광객이 그랬고 눈을 치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랬다. 그것이 눈 오는 수원화성의 아름다움 속에 모두 녹아 있었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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