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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애국을 돌아보며
광고, 너무했다!
2010-12-28 23:48:31최종 업데이트 : 2010-12-28 23:48:31 작성자 : 시민기자   배성용

월드컵의 열정을 기억하는가? 그때를 돌이켜보면, 붉은 광장이 떠오른다. 당신의 애국심을 깨우는 이동 통신 회사의 광고 소리도 함께. SK텔레콤이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 라고 할 때 KTF는 '우리는 붉은 악마다'라고 선언했다.한때 우리는 붉은 악마 아니면 대한민국이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응원을 하려고 했던 안했던 그저 붉은 악마로 '낙인'찍혀서 불리우던 시절이 있었다. 

SK의 광고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월드컵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와 그날(2002년 월드컵)의 사진을 이어 붙여서 절절한 표정에다 '추억이라 부르지 말자. 기적이라 부르지 말자. 2010년 다시 타오를 불꽃이라고 부르자.'를 오버랩 시켰다. 

이 또한, 사진 하나하나 마다 간절한 소녀의 모습, 기도하는 남자의 모습 등 강렬하고 승리를 갈구하는 이미지를 연상케 해, 감동을 주자는 모티브였을 것이다.

진정한 애국을 돌아보며_1
대한민국 붉은 악마들의 모습. 사진출처는 http://wizysl.tistory.com/57


보기만 해도 가슴이 뛰게 했던 이 광고들. 그러나 광고들을 볼 때마다, 표정들을 볼 때마다 기분이 무겁고 불편해졌다. 장엄한 배경음악이 깔린 카피를 들을수록, 솔직히 애국주의의 위력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 광고는 시대의 거울이라 할 만큼 대중의 정서를 반영하는데, 국가주의를 자극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도 되었다.

심지어 KTF광고에서는 '붉은 악마의 탄생'으로 또 한 번 비장미를 알렸다. 48,396,208번째 붉은 악마.' 즉 한국인 모두를 붉은 악마로 전제하는 것인데, 이는 일부 국민들의 원성을 샀다고 한다. '대체 누구 마음대로 붉은 악마냐. 온 국민을 대한민국이라는 구호 속에 가둔다'라는 비판이 일자 KT측은 '국민 모두를 붉은악마로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그런 마음이 되자는 호소'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광고 자체에서도 2006년에 처음 태어난 아이를 48,396,208번째 붉은 악마라고 부르는 것이 무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KT측은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국민 한사람으로써, 그런 광고를 보면서 열정을 느끼는 것이 다분히 당연하다. 

그러나 조금은 무섭기도 했다. 이런 광고들이, 대중을 애국심 마케팅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아서이다. 대한민국에 사는 이상, 애국심을 느껴야 하는 것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하고 의무감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강요'수준에 가깝지 않은가? 누구나 애국심을 타의에 의해 강요받는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예시로, 문학 교과서에서 나오는 시를 한편 감상해 보겠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삼천리 화려 강산의 /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갈대 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 일렬 이렬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우리도 우리들끼리 / 낄낄대면서낄죽대면서 /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한세상 떼어 메고 /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 길이 보전하세로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 주저앉는다

이 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도한 애국주의는 사회에 피해를 줄 뿐이다. 
황지우 시인은 영화를 보기 전에 강제로 애국가를 보고 경청하게 하는 장면을 '주저 앉는다'로 마무리 지음으로써, 극단적인 애국주의의 허무함을 그려내고 있다. 

그러므로 현대 사회에서도 이를 자각하고 항상 주의하여야 한다. 그러러면 대중인 우리부터 달라져야 한다. 극심한 애국주의를 조금은 비판적인 입장으로 바라볼 줄도 알아야 진정한 애국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은 과열될 조짐이 보이는 애국주의는 광고만의 문제가 아닌 보는 우리의 문제인 것을 자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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