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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답받지 못한 열정
2011-05-19 21:44:43최종 업데이트 : 2011-05-19 21:44:43 작성자 : 시민기자   최자은
드라마 속 자수성가 이야기에서는 몹시 흔한 소재이지만 늘 시청자를 설레게 합니다.
늘 자신이 처한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열악한 조건과 박봉의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진의 일인양 남몰래 구슬땀을 흘려가면서 일하는 모습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런 주인공에게 기회가 찾아옵니다. 지금 일하는 급여의 2~4배에 달하는 임금인상과 파격적인 대우조건으로 함께 일해볼 생각이 없느냐며 인자한 사장님이 찾아옵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이 철없고 세상물정 모르는 순박한 주인공은 이렇게 말합니다. 괜찮습니다, 여기가 너무 좋습니다. 하고 단칼에 거절을 해버리지요.
  
그것이 설령 천하를 지배하기 위해 야심을 숨기고 형주를 거절한 유비의 책략 같은 것이었을지라도 과연 이렇게 거절하면 그 주인공은 실제로 어떻게 될까요 ?
  
드라마 속에서라면 '나같으면 때려친다!'라고 쉽게 그 주인공의 우유부단함과 소위 착해 빠진 등신같음 에 답답해 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현실 세계에서는 그렇게 이야기 하기 껄끄러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뭔가 미안한 마음으로 어영부영 한다는 것을 과연 고용주는 알아줄까요? 실화를 바탕으로 이 가설에 대한 답을 유추해봅시다.
  
한 여자가 시간당 2800원(현재 대한민국의 최저시급은 4320원)을 받으면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녀의 집은 일터와 2시간이 넘게 떨어진 곳이었고 처음엔 그녀도 집과 멀고 급여도 적지만 일을 가르쳐 주겠다는 고용주의 구두계약에 근로를 하겠다 이야기 하고 일을 합니다.
  
그런데 일을 가르쳐 주기보다는 그냥 어깨너머로 배우라는 두루뭉실한 이야기로 그날그날을 얼버무리면서 몇 달을 보내고 나니 그만두어야지 하고 이야기를 꺼내려는 찰나 그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연달아서 그만두기 시작을 했고 사장은 남아줘서 고맙다며 시간당 200원을 인상해 주었습니다. 
모 패스트 푸드점의 경우 3달 동안 친절하게 헌신해서 일하면 시간당 50원을 올려주는데 '우리는 마음씨가 참 좋은 사람이야~'라는 설명을 덧붙이지만 그래도최저시급에는 미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내가 관두면 여기 힘들어질텐데 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만둔다 이야기하지 못하고 박봉의 급여를 받으면서 근로를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근로여건이나 복리후생이 좋아지는것도 없었고 오래근로를 하면서 그만큼 요구사항은 더 많아졌고 박봉한 급여조건을 고수하고 있었기에 늘 근로자들은 면접보고 오지 않거나 3~4일 일해보고 관두어버렸기 때문에 그렇게 1년이 흘러갑니다. 

1년을 넘게 일하고도 시급은 3천원이 넘지 않았고 일을 하면 할수록 가난해지고 더더욱이 배울수 있는것도 없고 가르쳐 주지도 않으니 이제 더는 안되겠다 싶어 그만 두어야겠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도 못내 '적은 급여 탓에 관두는 것이다'이야기는 하지 않고 '아주 먼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었다' 인사를 하고 떠나지만 과연 그게 이사 때문일까요? 그렇게 좋은 마무리를 하고 박봉의 급여를 지급했던 일터를 떠납니다.
  
이렇게 고생을 한 근로자에 대해 고용주는 어떻게 생각을 할까요? 일을 열심히는 해주었지만 3~4일이건 1년이건 오랜기간 함께하지는 않았으며 결국엔 자기 돈 벌어갔고 고용주 자신은 국가의 심각한 실업난과 자기개발에 도움을 주었다고 자부합니다. 

보답받지 못한 열정  _1
보답받지 못한 열정 _1
  
초라한 급여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박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입니다. 좋은 사람으로 좋게 헤어지고라도 싶었었던 소박한 꿈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고 결국 그녀의 인생에서 돌아오지 않을 1년을 낭비했을뿐입니다.
 
이 이야기는 허구적 가설을 가지고 한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장에서 사람을 뽑는 고용주가 하는 이야기와 그후 그 이야기에 덧붙여 그 사건의 내막과 과정을 목격한 직원들의 이야기를 합해 서술한 것입니다.
 
헌신하면 헌신짝이 된다고 합니다. 단 하루를 일한다고 해도 설사 며칠분의 월급을 날려버린다고 해도 근로를 하고자 하는 일터가 과연, 나자신이라는 원석을 당장은 힘들고 지쳐도 쓸모있게 다듬어 주는 사람인지, 아니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을 빛내는대에만 이용하고 버리고 갈아치우는 사포같은 존재로 생각하는지 면밀하게 따져보고 일터를 선택하는 것이 후회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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