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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2011-07-12 13:15:40최종 업데이트 : 2011-07-12 13:15:40 작성자 : 시민기자   최자은

내가 요리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척 간단했다. 음식만드는 것 보다는 먹는 것을 무척 좋아했지만 음식점에 가면 늘 지불한 금액만큼 해주지도 않고 수고로움을 덜어준 것에 대한 댓가를 지불한다 생각으로 계산을 할만한 가게도 없었다. 
 
제대로 먹고 좋은 것을 먹는 미식가가 되기 위해서 귀찮은 것을 무척 싫어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어린시절부터 후라이팬을 잡고 가스불 앞에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훌륭한 요리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절대 없었다. 진작부터 요리사가 얼마나 힘든지(그리고 박봉인것도) 그리고 무엇보다 그 직업은 정작 나나 가족을 챙겨줄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취미로 남고 가장 가까운 사람을 vip로 모실 때 에나 요리를 하기로 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잠이 안오거나, 특히 고단한탓에 일찍 잠이들어버린 까닭으로 새벽에 잠이 달아난 경우는 귀찮음을 무릅쓰고 늘 오븐에 불을 키고 밀가루에 숨을 불어넣곤 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_1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_1
 
 
겪어보건데 여태껏 아무리 노력을 해도 행복한 성과를 얻을 수 없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을 알지만 그 중 실패의 좌절감이 가장 큰 경우는 누가 뭐라 해도 열심히 노력해 만든 음식이 맛이 없을 때 일것이다. 재료를 사고 다듬고 만들고 그리고 그 후에 쌓여진 엄청난 설거지 더미도 그렇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새벽에 오븐에 불을 키게 만드는 것은 실패할지도 모르는 과정조차도 무척이나 뿌듯해서다.    
 
빵을 오븐안에 넣고 빵이 구워지는동안 잠시 타이머를 손에 쥐고  밖에나와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내가 더 부지런하다고 으스대다 다시 집에 들어와 봉긋해진 빵을 보고 있노라면 발효를 하고 반죽을 하느라 했던 고생과 설거지와 함께 쌓인 고단함이 씻은듯이 낫는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_2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_2

 
빵이 구워지는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하면 시끄럽게 알람시계가 구슬피 울지 않아도 빵굽는 냄새에 식구들은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고 빵이 세상밖으로 나오기를 8분남짓 남겨둔 후부터는 커피를 내려서 아직 떠나지 않은 피곤함까지도 커피향으로 물리쳐낸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_3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_3

 
가족과의 시간보다 각자의 삶의 전쟁터에서 보내야할 시간이 길기에 이 여운을 오래 함께하지는 못해도 구워낸 빵과 커피를 챙겨주면서 격려 인사를 대신한다. 
 
작은 재능으로 마음을 전하는 것은 언어적인 사랑 고백으로는 모자란 공백을 채워주기 충분하다. 진심이라는 효모로 발효시킨 빵은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_4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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