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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달래주는 매콤한 유혹
2011-07-24 20:13:57최종 업데이트 : 2011-07-24 20:13:57 작성자 : 시민기자 유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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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을 달래주는 매콤한 유혹 _1 입맛이 까다로운 우리집 식구들은 모두 매운음식을 먹지 못한다. 불닭은 고사하고 스무살이 되고서야 떡볶이와 매운맛의 라면을 먹게 되었으니 꽤 심각한 수준. 그런 내가 매운 음식을 점차 찾게 되었다. 올초 거주지와 먼 거리에 있는 부서로 잠시 파견을 나가있으라는 결정을 받았다. 이 이야기를 전달한 사람은 아니면 관두라는 무책임한 이야기를 했고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결정을 한 사람이 누군지 꼭 만나야 겠다며 길길이 날뛰다 결국 누가 결정했는지는 모른채로 1시간 30분을 출근시간을 위해 바치게 되는 일상이 계속되었다. 더군다나 올해는 잦은 폭설과 엄동설한으로 인해 출근길의 고통은 계속되었고 근거리에 사는 근무자와의 어이없는 차별대우가 첨가되어 점점 화가 난 나머지 늦은시각 집에 도착하면 아삭이 고추를 한 개를 빌려 와득와득 먹고 매운 힘을 빌려 눈물을 쏙빼고서야 개운하게 잠이 들었다(아삭이 고추마저도 매워할정도로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고단한 일상이 반복되다보니 매운양념으로만들어진 닭불고기 따위를 잔뜩 먹어고서야 고단에 지쳐 멍해진 마음을 추스렸고 그 맵던 음식들이 입에서 아무런 맛도 느끼지 못했고 맵다는 고통조차도 느낄수가 없었다. 한때 일본에서는 고추의 주요 성분인 캡사이신을 활용한 다이어트 방법으로 모든 음식에 고춧가루를 뿌려먹는 다이어트가 인기가 있었다. 이 캡사이신은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작용으로 암을 예방하고, 암 전이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비타민의 산화를 막기 때문에 고추를 조리했을 때 영양소가 쉽게 파괴되지 않게 한다. 매운 고추를 먹으면서 발산된 에너지로 기초대사량이 늘어나고, 이것이 체중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매운맛이 기운을 발산하는 성향이 있어 우울한 기운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또한 고추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한데 비타민 C는 사과의 40배, 귤의 2배에 달해 피로회복에 좋다고 학자들은 전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매운음식을 전혀 먹지 못했던 나는 된장찌개를 끓일때도 양념장을 만들때도 꼭 청양고추를 넣어서 먹게 되었다. 청양고추가 내주는 특유의 정화작용 때문인지 맵지만 속이 풀리는듯한 개운함에 중독된 것이다. 매운라면을 생산해내는 라면회사에서는 매운맛을 싫어하는 중국에서 마오쩌동의 만리장성에 오르지 않았다면 장부가 아니다 라는 말을 인용해 매운 것을 먹지 못한다면 장부가 아니다 라는 청양고추보다 더 자극적인 광고와 사스 여파로 중국 열도를 사로잡았다. 한국인의 매운맛 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사람 은 참 매운음식을 무척 잘 먹는다. 입을 얼얼하게 만들정도의 고통을 주지만 그보다 더 쓰린속을 달래주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한국인의 위염 위암 확률에서 늘 선진국이다 라는 뉴스 보도에도 늘 자극적인 음식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우리 모두에게 매운 맛으로 속을 풀고 달래야 할만큼 힘든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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