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원고를 부탁하던 지인이 있다. 글쓰기를 도와준다는 것이 무척 번거로운 일이지만 늘 나의 글을 보면서 '더럽게 멋있다'는 칭찬을 해주기 때문에 글을 써주고 있었다.
지인이 전달해주는 사건을 토대로 일지 기록을 하는 것이었는데 '나무를 심었다' 라는 단어는 식목으로 고치고 '아카시아나무를 뽑았다'고 하는 것은 일제시대 잔재 말살 아카시아나무 벌목 등으로 고치고, '길 건너편 사잇길에 꽃 심었다' 는 이야기는 길과 길 경계선에 조경 정비목적의 식수, '구청인근에서 풀뽑은 것'은 청사 조경정비 및 보완, '광교산 청소'는 용인과 수원을 감싸안은 수원의 자존심 광교산의 명예회복 등으로 고쳐서 조물주가 세상을 창조한것만큼 위대한 일을 한것처럼 작성했다.
이렇게 '더럽게 멋있게 글을 쓸수 있는것'도 지인이 직접 현장에서 그 일을 겪었기에 그 사건을 토대로 적을수 있었던 것이지 알지도 못하는 것을 이렇게 적는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현장에서 겪은 그 일들을 다 이야기 해주기에 많이 부족한 사람에게 그 부분을 도와주고 이야기를 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해소시켜 주는 것, 그것이 나의 일이었다.
며칠전 한 토크쇼에 시경이 나와서 전세계 군대부대의 축제 TATOO에서 통역을 담당 하면서 본 그 공연을 무척 실감나게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다. 워낙 감미로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그가 군대를 가기전 새벽에 진행한 라디오 마지막 인사에서 잘자요~ 라는 말에 모든 시청자들을 잠못들게 만들었다.
그의 성격은 무척 시시껄렁해서 무척 마음에 들지 않지만 모든 것을 다 위로해주는 것은 안도감을 주는 노랫소리와 무척 감미로운 저음임에도 불구하고 그 커다란 무대를 직접 보지 않고도 오히려 무대를 보는것보다 더 상상하게 만들어서 그 현장이 무척 실감이 났다.
주책맞고 커다란 '목소리로 좋아요 아주 좋아요~'하고 그 현장에 너무 심하게 몰입해 흥분된 목소리로 기겁을 하고 화를 내지 않고 저 중저음으로 하는 설명은 지평선 하나하나에 있는 모래까지도 다 보이는듯했다.
덕분에 동영상을 통해 그때 당시의 공연을 복습하는 사람도 많아졋고 그의 짤막한 설명으로 인해 당시의 공연과 서울대 성악과 재학중인 성악병의 짧은 소절의 노래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의 그 벅찬 설명에 비해 공연이 그의 설명만큼 웅장한 것은 아니였지만 정말 우리나라 국방부의 태평소로 선창하는 어메이징 그레이스 연주는 무척 아름다웠다. 대한민국의 군인은 뭐든 다한다더니 정말 그했다.
특히 서울대 성악병이라는 분의 짧은 소절의 음악은 가히 충격이었다. 내노라 하는 성악가의 음악을 들어도 마치 모든재료가 다 뭉개져서 어떤형태도 찾아낼수 없는 느낌의 음식이 아니라 진짜 가사와 감동이 하나하나 전달이 돼서 재료 각각의 특성과 식감이 살아있는 목소리를 듣고 소름이 끼친 것은 마리아 칼라스 이후로 처음이었다.
마리아칼라스의 엄청난 고민과 고생이 깃들어져있는것같지는 않았지만 그 아주 짧은 몇초의 노래선율에서 삶과 생명이 얼마나 위대한지가 파노라마처럼보여주었다,
그런 그 조차도 성시경의 짧은 설명으로 인해 인터넷의 뜨거운 감자가 된것에 무척 놀라워 했고 결혼식을 열흘을 코앞에 두고 인터넷 검색창 순위권에 올라가서 그에게도 그의 피앙세에게도 아주 좋은 선물이 되었다고 한다.
성시경 그로 인해 언어와 글의 힘이 이렇게 위대하다는 새삼 느끼면서 스토리 텔링이 이런것이구나 언어로 치료 받는다는 것이 이런것이구나 하고 많은 사람들이 숨기고 있던 아픈 마음을 치료 받았다고 한다.
사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랑한단 말 한마디 꺼내기 무척 힘들다.
좋은말 다 냅두고 자주 듣는 소리는 잔소리와 구박 갈굼 협박 등등 부정적인 언어가 쏟아지고 있는 세상에서 앞으로 이런 힘과 감동과 용기를 주는 말과 긇이 많아 졌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