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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제발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2011-07-28 09:16:14최종 업데이트 : 2011-07-28 09:16:14 작성자 : 시민기자 최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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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제발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_1 나이가 먹어서가 아니다. 뭔가 이상하다. 분명 몇 년전까지만 해도 한겨울에 맨발로 슬리퍼를 신고다녀도 아무렇지 않았었고, 겨울잠바를 입지 않고 윈드자켓 만으로도 겨울을 나기 충분했었다. 그런 내가 올 겨울은 내 장수의 으리으리한 칼에 찔린 듯이 커다란 추위가 내 몸을 관통했다. 그토록 인색한 내가 점심시간을 틈타 몸에 온기를 보충하기 위해 온돌방인 것 빼고는 잘난 것 없는 맛없는 식당 구석으로 들어가 혼자 음식 두그릇을 시켜놓았다. 음식은 한입도 대지 않고 방석을 베고 덮고 안고서 식당 탁자 틈으로 다리를 삐죽 빼놓고 잠을 청했다. 그때가 3월 17일 당연히 봄이어야 하는날씨가 겨울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 이번 여름도 마찬가지다. 평소 집 도서관 마트 이외에 다른곳을 가는일이 없는 터라 이 더운날씨에 과연 대한민국의 20대들은 이 여름철 어디에서 시간을 보낼까?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대부분 폭염 때문에 밖에 거의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한 20대 여성은 "주체할수 없이 괴로운 날씨 때문에 성격이 파탄 날것 같다"고한다. 작년 말부터 봄까지 이어진 매서운 날씨는 3월 중순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옷을 벗지 못하게 했고 횡단보도앞에서 한 꼬마아이는 슬프게 엄마를 쳐다보며 이렇게 물었다. "엄마~ 봄은 언제 와요?" "엄마도 몰라~" 이런 추운 날씨가 고통스러워 수업에 빠졌다는 대학생들도 있었다. 폭설로 인해 가뜩이나 과거시험보러 가는것보다 더험난하고 머나먼 출근길은 나일강보다도 더 길어지고 그렌드 케니언보다도 더 험난해졌다. 아예 출근 하자마자 담요를 덮고 잠을 청하는 대단한 베짱이도 있었다. 날씨가 젊은이들을 연로하게 만들었다. 실내였지만 에너지 절약으로 인해 난방을 전혀 하지 않아 입김이 뿜어져 나왔고 츄리닝을 두겹으로 껴입고서도 뜨거운 물로 계속 몸을 덥혀야만 했다. 추위가 가고 꽃피는 봄이 와서 추위로 인한 고통을 잊어버리나 했더니 이번엔 또 폭염과 장마다. 우리집 샤워기보다도 수압이 높아서 하늘에서 물화살이 가득 떨어지는 것 같다. 비가오면 날씨라도 시원해야 하는데 가만히 있어도 온몸은 땀으로 샤워 한것처럼 된다. "날씨 때문에 미쳐가는것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기록적인 폭우가 끝나자마자 무더위가 찾아왔고 다시 비가 내리면서 날씨에 대한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평년보다 비가 내렸고 17일부터는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한국이 아열대 기후가 될것이라는 이야기들을 한다. 뚜렷한 사계절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어릴적 학교에서는 늘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한답시고 의무적으로 삼천원정도의 금액을 낼 것을 강요했었다. 여름엔 비키니 수영복 입고 바닷가에서 가난을 즐길수 있지만 여름엔 그렇지 않다라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와 함께... (버스요금이 150원 하던 시절 어린 초등학생에겐 물론 성인에게도 적지 않은 돈이었다. 그때 당시 나의 한달용돈이 삼천원이었다.) 그런데 이젠 이 모금 운동이 여름에도 생겨야 할거같다. 장마는 모든 것을 다 휩쓸어가고 폭염은 모든 것을 다 질식시켜버리니깐 살아남을수가 없다. 시원한 마음을 전하는 모금 운동 장담하건데 머지않아 시작될 것이다. 아마 그때 그 선생님이 퇴임안하고 여지껏 교단에 서있다면 겨울에야 옷좀 껴입으면 되지만 여름엔 다 벗고 있을수도 없고 하면서 또다시 불우이웃을 위해 돈을 내놓으라고 갖은 협박을 하겠거니 추측해본다. 무엇이 이 팔방미인같은 날씨를 극단적인 성격으로 분노하게 만들었을까. 장담을 할 수는 없지만 날씨가 열열히 연모하는 자연을 사랑하고 보살펴 준다면 언젠가는 날씨도 마음의 흥분을 진정시키고 다시 자신의 매력을 다양하게 뽐내리라 믿는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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