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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찹쌀떡이 먹고 싶어진 이유
2011-08-10 21:20:21최종 업데이트 : 2011-08-10 21:20:21 작성자 : 시민기자   오승택

쌀쌀한 찬바람이 부는 한겨울이면 날씨탓으로 밖에 돌아다니는 이 하나 없는 한적한 골목들이 많이 생겨난다. 집안에서는 따뜻한 아랫목에 옹기종기 배를 깔고 누워 티비를 보며 깔깔거리며 웃는 온가족들의 목소리만이 잠깐씩 들릴 뿐 적막하기 그지없는 겨울의 밤 동안 한사람만은 유난히 바쁘게 한적한 골목을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다.

한손엔 딸랑이를 들고, 외치는 정겨운 이 목소리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뭔가 리듬감 있으면서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는 합성어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소리는 한번 들으면 잊을수 없을만큼 그 중독성이 강하다. 역시 사람들은 똑똑한 것같다.

"찹~쌀~떡~메~밀~묵~"
이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일제히 엄마아빠를 향해 찹쌀떡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의 투정이 시작되고, 마지못해 엄마는 쌈짓돈을 꺼내 하얀 밀가루가 묻은 쫄깃한 찹쌀떡과 조금만 건들이면 툭 하고 깨질듯이 야들야들한 메밀묵을 사오신다.

메밀묵은 알맞은 크기로 채 썰어 볶은 김치와 김 깨소금과 참기름으로 버무려서 어른들이 드시고, 찹쌀떡은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특히나 쫄깃하고 달콤한 찹쌀떡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물밀듯 전해져 오는 찹쌀떡의 맛은 예나 지금이나 잊을 수 없다.

그리고 한 세 개정도 먹다보면 좀 질리는 순간이 오지만, 그다음날이면 겨울의 찬바람에 약간 굳어버린 찹쌀떡도 맛있는건 매한가지다.
왜 겨울도 아닌 삼복중에 이런 추억에 뜬금없이 잠긴 이유는 티비를 보며 점심식사를 하던 중 개그맨 정준하씨가 찹쌀떡을 그렇게 맛깔스럽게 먹을 수가 없을정도로 나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은 것이었다.

여름에 찹쌀떡이 먹고 싶어진 이유_1
여름에 찹쌀떡이 먹고 싶어진 이유_1


그 순간만큼은 티비에 들어가 정준하씨에게 돈을 쥐어주고서라도 찹쌀떡을 나눠줄 수 없겠냐며 부탁이라도 할것만같았다. 정말 찹쌀떡이 먹고 싶었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선 이 정겨운 '찹쌀떠억~메밀무욱~'소리를 들을 수 없다. 추운 겨울밤 시계소리만 들릴 정도로 고요한 밤에도 이 소리는 절대 들을 수 없다.

아주 어릴적 어렴풋히 기억나는 소리인데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한 8-9시 사이에 마치 알람소리처럼 시간대에 맞춰 찹쌀떡메밀묵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이 내 기억저편에 남아 있을 뿐이다.
간혹 가끔씩 옛날 추억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이색알바로 찹쌀떡메밀묵 장사를 하는 알바생들도 간혹 있긴 하지만 이런 알바생들 조차 없는 각박한 나의 동네가 무심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미 내 입은 찹쌀떡을 원하므로 오늘 저녁에 마트를 가는 길에 떡집에 들려 찹쌀떡 한 팩과 메밀묵 한모를 사서 가족들과 나눠먹을 예정이다.
벌써 생각만으로도 입에 군침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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