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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흡연의 심각성
사촌동생의 흡연
2011-08-14 19:09:03최종 업데이트 : 2011-08-14 19:09:03 작성자 : 시민기자   오승택

오랜만에 외할머니를 찾아뵙기 위해 외가댁을 방문했다.
못본 사이에 사촌동생들의 키도 부쩍 커서 나를 금방이라도 따라올 정도였으며 이마와 볼에는 여드름이 자라고 있었다. 이제 제법 남자다워진 것이 손아귀 힘까지 예전과는 다른 묵직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저녁식사를 하기전 씻기 위해 옷을 가지러 동생의 방에 갔는데 갈아입을 반바지를 놓고와서 어쩔수없이 사촌동생의 반바지를 빌려 입기로 하고 어차피 하루만 묵을거다보니 아무거나 보이는데로 주워 입기로 했다. 

반바지를 입는 순간 주머니에서 뭔가 묵직한 것이 손에 잡혔는데, 알고 보니 라이터였다.
어? 분명히 외가댁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외삼촌밖에 안계신데 혹시 이 반바지가 외삼촌의 것이 아닌가 해서 외숙모한테 여쭤봤다니 사촌동생의 것이란다.
아직 고등학교 1학년생인데 벌써부터 담배를 피울까 하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평소에도 숫기 없이 참한 남자 아이라서 담배와 관련될거라곤 상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청소년 흡연의 심각성_1
청소년 흡연의 심각성_1


아, 왠지 퍼즐이 딱 맞춰지고 있었다.
분명히 외삼촌은 아침 일찍 출근하셔서 저녁늦게 들어오신다고 해서 뵙지 못했는데, 화장실을 가면 이상하게 담배냄새가 미세하게 나는 것을 몇 번이나 느꼈는지 모른다. 그래서 잠들기 전에 은근슬쩍 물어보았다
"* * 아,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해보자..너 담배피니?"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는지 쭈뼛쭈뼛하다가 결국엔 이실직고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많이 피지 않는다며 끊을테니 부모님께 말씀 드리지 말라고 애원을 하기 시작했다.
말씀을 드리는게 문제가 아니라, 지금 이렇게 애원하는 행동이 잠깐 동안의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 될까봐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동생을 앉혀놓고, 최대한 차분하게 청소년 시기에 흡연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었다.
20살의 성인이 되기 전 느껴지는 왕성한 호기심이 발단이 되어 처음 손을 대기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흡연량이 늘어나서 빠르게 건강이 나빠질 것을 시작하여, 건강 뿐이 아니라 한창 공부해야할 시기의 뇌에 치명적일 수 있는 담배독성에 대해서도 말하였다.

심지어 지금 내 지인 중에 하나도 중학교 때부터 흡연을 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하루에 2갑을 피지 않으면 손이 떨리고 담배를 피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할수 없을 정도로 정도가 심각한 사람이 있다며 사례를 들어서 타일르긴 했지만, 솔직히 이 같은 주입식 이론이 정말 청소년들의 흡연을 도중에 멈추게 하는데 좋은 수단이 될지 잘 모르겠다.

계속 청소년의 흡연률은 증가추세인데, 가정과 학교의 감시도 중요하긴 한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흡연하는 청소년 자신이 자각을 해야 할텐데 말이다.
백날 떠들어 봤자 흡연을 하는 당사자가 잘못된 것을 판단하여 깨닫지 않은 이상 역효과만 나는 회초리일뿐 일 것 같다.

왠지 내가 사촌동생에게 말한 것들도 소귀에 경 읽기가 아니었나 싶어 씁쓸할 뿐이다.
동생이 내 말을 깊이 새겨듣고 조금이라도 깨달았어야 할텐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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