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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나타난 반가운 손님, 청개구리
2011-09-13 19:03:55최종 업데이트 : 2011-09-13 19:03:55 작성자 : 시민기자 최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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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되어 부모님 댁에 방문했다. 연휴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가 빗나가 추석날 밤에는 달을 보기 위해서 밖으로 나갔다. 비는 그쳤지만 생각보다 구름이 많아서 아쉽게 구름 사이로 언 듯 언 듯 비치는 달을 보며 아이들과 소원을 빌었다.
우리가 이렇게 소원을 비는 사이에 가로등 밑으로 하루살이가 너무 많이 날아다녀 아이들이 징그럽다고 싫어하는 바람에 달구경은 조금만 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늦은 저녁이 되어 어른들끼리 모여 앉아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데, 아이들이 베란다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나서 놀라서 아이들에게 갔다. 아이들이 모여 있는 베란다로 가보니 베란다의 방충망 반대편에 작은 청개구리 한 마리가 앉아있었다. 어린 꼬마 녀석들이 교과서나 TV에서만 나오던 청개구리를 자기가 먼저 발견했다고 좋아하면서 앞다투어 청개구리를 보려고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 먹이를 먹기 위해 베란다에 찾아온 청개구리의 모습 어른인 내가 봐도 작고 예쁜 초록빛깔의 청개구리가 귀엽기도 했다. 아이들은 청개구리가 "왜 여기 베란다 왜 왔을까요? 여기서 뭐하죠?"라고 아이들의 여러 가지 질문이 쏟아졌지만, 나도 뭐라고 답변하기가 힘이 들었다. 그 때 부모님께서 "청개구리가 매일 밤 거기와 와서 산단다."라고 말씀하셔서 나도 깜짝 놀랐다. 아니, 물가의 풀숲에서나 살아야 할 청개구리가 왜 여기 와서 사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밤이 되면 집 안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보고 많은 하루살이들이 베란다 근처로 모여들게 되어, 이 청개구리가 낮에는 인근의 풀숲에 있다가 밤이 되면 먹이인 하루살이를 잡아먹기 위해서 이렇게 베란다로 매일 밤 찾아온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할아버지의 설명을 듣고서, 할아버지는 귀여운 청개구리를 매일 봐서 좋겠다고 재미있는 대답들을 하면서, 자기들이 직접 먹이를 주지 못한다고 무척 섭섭해 했다. 이렇게 반가운 손님이 베란다에 찾아와서 아이들은 그렇게 한참 청개구리를 살펴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가장 어린 초등학교 꼬마 조카는 청개구리가 말을 안 들어서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재미난 동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즐거운 개구리 노래와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더니 청개구리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고 어른들의 스마트폰을 빌려가더니 정말 청개구리에 대해서 검색하고선 나도 모르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바로 자기들이 살고 있는 수원의 '수원청개구리'라는 종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그냥 청개구리와 수원청개구리의 두 종류의 청개구리가 있는데, 수원청개구리는 1980년 수원에서 발견된 우리 토종의 청개구리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청개구리는 4월 중순에서 6월 중순까지 울고, 수원청개구리는 5월 중순에서 7월 중순까지 수원, 강화, 평택, 천안 등의 낮은 평야지대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것이라고 한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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