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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살이의 어려움을 함께 느끼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2011-09-15 23:52:20최종 업데이트 : 2011-09-15 23:52:20 작성자 : 시민기자   이지아

나는 고등학교 시절 고향을 떠나 경기도로 공부하러 온 온 유학생이었다. 부모님은 자식을 잘 가르치시겠다고 시골의 부족한 교육 환경을 벗어나 나를 도시로 유학 보내셨다. 

도시로 나온 나는 부모님이 바람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내 꿈을 멋지게 실현하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공부도 잘 안되고 여러 가지로 힘이 들었었다. 물론 내 옆에는 언니들이 있어서 항상 나를 돌봐주곤 했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공부와 자꾸 시들어져 가는 꿈들, 뜻밖의 학교 적응 문제들로 힘이 들었다.

'이대로 내 꿈이 좌절되는 건가? 부모님은 나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시는 데 나는 이게 뭐지? 나는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이런저런 생각들로 잠도 못 이룬 밤들이 많았다. 도시로 유학을 온 학생들이나, 직장을 구하러 도시로 나온 사람들은 아마도 한번쯤은 나처럼 많은 생각을 하면서 힘들어 했을 것이다.

타향살이의 어려움을 함께 느끼다_1
옥탑방 고양이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


이번에 친구가 재미있는 공연을 보여 주겠다며 나를 이끌고, 대학로로 향했다. 대학로에 도착하니 젊음이 느껴졌다. 이곳저곳의 소극장들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나도 작은 공연을 보기 위해서 친구랑 작은 소극장에 들어갔다. 

우리가 이번에 본 작품은 바로 '옥탑방 고양이'라는 작품이었다. 
나는 작품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와 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았나 보다. 옥탑방 고양이 연극의 내용이 바로 나와 같이 도시로 나온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을 보여주는 연극이었다.

여자 주인공은 작가를 꿈꾸며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해서 앞으로 살 집으로 옥탑방을 구하게 된다, 그런데 이 옥탑방이 이중 계약되어 한 남자도 자신의 집이라고 우기면서 그 둘이 할 수 없이 옥탑방에서 동거를 하면서 펼쳐지는 연극이다. 

여자 주인공은 서울살이를 하면서 자신의 꿈에 도전하고, 실패하기를 거듭하면서 점점 성숙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남자 주인공은 부자 집 아들로 자라다가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며, 주인공 둘 다 옥탑방에서 자신의 모습들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연극이었다. 

물론 연극에서는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도 들려주고 있지만, 나는 그 보다 주인공이 타향에 나와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 아마도 주인공의 모습이 나의 예전 모습이기도 했고, 지금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타향살이의 어려움을 함께 느끼다_2
연극이 시작되기 전 공연장의 모습


지금도 나는 여러 가지 일을 하며 나의 꿈을 키우고 있다. 과외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지식적인 면을 가르치기도 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서 아이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워 한국이 미래를 깨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지도하기도 한다. 또한 그 밖에도 여러 가지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원에서 공부도 하며 지금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불안해 질 때도 많고, 그냥 모든 것에서 도망쳐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를 위해 항상 열심히 사셨던 부모님을 바라보며, 다시 마음을 다잡곤한다.

하지만 '불안'이라는 것은 때로는 나를 성장시켜주고 이끌어 주는 힘이 되었고, 앞으로도 나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연극의 주인공이 꿈이 있는 한 자신은 행복하다는 말처럼, 나도 꿈이 있는 한 희망과 행복을 계속 만들어 갈 것이다.

옥탑방 고양이, 연극, 이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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