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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없이도 TV를 볼수 있는 병원이기를 바라며
아파서 쉬고 싶은 환자들에게 동전 넣고 TV보라는건 너무 야박한게 아닐런지
2012-03-21 00:07:02최종 업데이트 : 2012-03-21 00:07:02 작성자 : 시민기자 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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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전 없이도 TV를 볼수 있는 병원이기를 바라며_1 그런데 알고 보니 동전들은 TV를 보기 위한 동전이었다. 즉 동전을 넣어야만 병실의 TV가 켜지고 환자들이 TV를 시청할수 있도록 장치돼 있는 것이었다. 고모님은 날더러 "주머니에 있는 동전 좀 내놓고 가라. 저녁이면 다들 드라마 볼라고 하는데, 테레비가 동전을 안 넣으면 나오지를 않아. 돈도 안내고 테레비 보믄 눈치가 보여서…" 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그러고 보니 TV앞에는 동전 투입구가 있었다. 즉 병실 TV는 마치 유선방송처럼 유료채널이어서 거기에 타이머가 연결되 있고 30분에 100원, 1시간에 200원의 이용요금을 받고 있었다. TV가 동전을 넣어야 작동을 하기에 하루에 들어가는 동전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이 병실의 6명의 환자와 보호자들이 병문안을 오는 손님들에게 동전을 놓고 가라는 부탁을 하는 일이 예사라고 했다. 한마디로 가족들더러 동전구걸을 하는 것이다. 심지어 병문안 온 사람이 동전을 안갖고 있으면 아예 편의점에 가서 동전을 바꿔다가 놓고 가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하기사, 다같이 6명이 쓰는 병실도 따지고 보면 공동체 사회인데 자신만 공짜로 TV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죽 눈치가 보일까. 그래서 병원의 모든 병실은 언제부터인가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동전을 살며시 TV앞에 올려놓고 가는것이 '병문안 센스'가 되었다고 한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기구는 TV이다. 병문안을 와주는 환자가 매일 있는것도 아니고, 침대에 누워서 할수 있는 일이라고는 눈뜨고 있는 일밖에 없는 환자들에게 TV는 없어서는 안될 소통기구가 아닌가. 아울러 TV를 보면서 즐겁게 웃기도 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시간을 보낸다면 무료함도 사라져 병 치료에도 도움을 줄것이다. 하지만 그런 TV까지 돈을 주고 보라는건 그 어떤 해명으로도 납득하기 힘들다. 무제한 TV를 볼 수 있는 병실이 있긴 하지만, 그건 1인실(특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아직도 일부 병원은 다인실의 경우 함께 입원한 환자들끼리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이다. 병이 나서 아프고, 아파서 병원에 온것만으로도 환자들은 여러 가지 마음이 편치 않다. 당장 본인이 아픈게 고통스럽고, 두 번째는 자신의 병이나 사고로 인해 가족들에게 심려를 끼쳐서 미안하다. 그리고 세 번째는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경우 가족들에게 치료비 부담을 주게 되므로 그게 또 미안하다. 마지막으로 아픈것 자체가 외롭고, 자신만의 외로운 질병과의 투쟁 자체가 힘들고 지루하고 기나긴 고통의 시간이다. 이런저런걸 치료하고 심신을 평화롭게 하기 위해 병원에 가는것 아닌가. 그런데 그나마 좀 쉬면서 병을 치료할수 있는 유일한 친구인 TV시청마저 동전을 넣고 눈치 봐가며 시청해야 한다면... 이건 너무나 야박하고 유치한 일이다. 그나마 6인실 환자들 사로간에도 서로 취향이 달라 자신이 보고 싶은 특정 프로그램을 보기도 힘들거니와, 환자들 사이에서 은근히 "OO 환자는 동전을 평소에 내놓지 않네" "OO 환자만 매번 동전을 내놓네"하는 눈치가 오기고, 은근히 많이 냈다는 생각을 하는 환자가 채널권도 갖는 듯한 그런 분위기라니 참 말하기조차 그렇다. 병원 TV마저 동전 넣고 봐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야말로 "아픈 게 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원시내 모든 병원, 의원들의 입원실에 TV는 동전 없이 볼수 있도록 해줄수 없을까.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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