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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결혼기념일 선물
언제나 자신보단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느끼다.
2012-03-22 19:21:02최종 업데이트 : 2012-03-22 19:21:0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유미
저번 주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 있어 간단한 선물을 고민하게 되었다.
무엇을 해드릴까 고민하다 문뜩 지방에 내려가 있는 동생 생각에 전화를해보니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에 맞추어 본집으로 올라온다는 것이다. 이에 함께 선물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결국 동생의 무임승차 아닌 무임승차에 홀로 준비해야 하는 사태가 벌여졌다. 

그렇게 몇 날을 고민하고 물건들을 고르다 우연히 아버지의 지갑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지갑이 세로형 지갑인지라 폭이 너무 좁고 하얀색 줄무늬가 많이 들어가 있어 때가 많이 탄 지갑을 쓰고 계셨는데, 지갑에서 돈을 꺼낼 때 마다 불평하시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지갑으로 결정하고 백화점을 향하게 되었다.

홀로 고르는 것보단 함께 고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꺼란 생각에 마침 그 근처에서 볼일을 보고 있던 이모까지 합세해 선물을 고르게 되었다. 
아버지의 지갑은 가로형에 주머니에서 잘 빠지지 않게 겉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무늬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고르다보니 금방 고르게 되었으나, 문제는 어머니의 지갑이었다. 워낙 많은 브랜드에 다양한 여성지갑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도무지 어느 것을 골라야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여기저기서 50대 여성의 지갑이다보니 나는 다소 투박하고 어두운 계통들을 보던 와중 함께 돌아다니던 이모는 노란색으나 화사한 칼라들로 이루어진 젊은층들이 들만한 지갑을 추천하기 시작했다.  순간, 내가 아닌 엄마꺼라는 말을 건내자 이모는 자신도 시어머니 선물로 지갑을 선물하였었는데, 오히려 나이가 있는 여성들일수록 투박하고 무난한 것보다 이런 밝은 색상의 디자인들을 선호하더라는 의외의 말을 듣게 되었다. 

부모님의 결혼기념일 선물_1
아버지께 선물한 지갑.
,
부모님의 결혼기념일 선물_2
고민끝에 고른 어머니의 지갑

이모의 그 말을 듣고도 과거 어머니의 지갑들이 전부 갈색계통에 심플한 디자인의 지갑이었다는 것들에 내심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이모의 추천에 따라 밝고 화사한 디자인에, 수납공간이 많은 장지갑위주로 쇼핑을 하여 사진들의 지갑들이 선정되었다. 

항상 선물을 주면서 느끼는 거지만 나는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는 그 순간이, 선물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들이, 선물을 건내주고 그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에 매우 큰 만족감을 느낀다. 과거 나의 기사에서 소개한 바가 있었던 다섯가지 사랑의 언어라는 책의 내용으로 보면 나는 사랑을 선물로 표현하는 유형에 100% 들어맞는 사람일것 같다. 

그렇게 선물들을 포장하고, 다음 날을 기다리다 보니 문득 처음으로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챙기던 때가 생각이 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우연히 부모님 앞으로 온 우편물을 뜯어보니 두분의 결혼기념일을 축하드린다는 카드가 들어있었고, 그때 처음으로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알게 되었고, 그 해 가장 저렴하던 케익을 용돈으로 샀던 기억이 났다. 

재미있었던 것은 그때도 살포시 무임승차하던 동생의 모습까지 생각이 났다는 것이다. 밤 늦게 집에 도착한 동생을 불러 선물들을 보여준 다음 과거에도 무임승차하던 이야기를 꺼내자 멋쩍게 웃더니 대학 졸업 후에는 평생 누나가 무임승차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맹세 아닌 맹세를 받게 되었다.

다음 날, 간단한 저녁 식사 후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자 처음에는 너무 비싼 것들로 준비한게 아이냐는 두 분의 말씀에 가슴이 저려왔다. 
사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보다 가격이 2배 정도하는 모 브랜드들을 상품들이었는데... 경제적 사정상 이것들로 준비한 것에 속이 상했었는데, 이 선물들조차 혹시나 자식들에게 무리가 가는 선물이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이 먼저이신 부모님의 마음... 내년에는 보다 더 좋은 선물을 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굳게 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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