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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를 하며 힘들어 하는 여동생을 보며
2012-04-01 23:37:41최종 업데이트 : 2012-04-01 23:37:41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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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 혹은 남보다 조금 낮은 위치에서 일하는 사람에 대한 차별과 보이지 않는 무시는 참 큰것 같다. 본인들이야 드러나지 않게 행동한다. 하지만 결국 당사자들이 눈치채고, 알아차릴때 느끼는 비애감에 대해서는 생각해 봤는지...
집에 돌아가면 다 같은 아들 딸, 다 같은 자식, 다 같은 부모인데 우리는 정말 왜그렇게들 조금 낮은 곳에서 있는 사람들을 깔보고 쉽게 보는지... 기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는 동생이 얼마전 학교에 갔다 돌아와서는 풀이 죽어 말을 못하고 있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학교로 찾아온 학부모 한명이 다른 교사와 대화를 나누다가 기간제 교사인 동생을 슬쩍 가르키며 "저 언니"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동생은 못들은척 슬쩍 자리를 피했지만 너무나 화가 나고 마음이 상해서 왼종일 수업을 제대로 못했다고 털어놨다. 비정규직이어서 학교에서 갖은 눈치를 보며 사는것도 서러운데 학교를 찾아온 학부모까지 보이지 않게 차별하는 것에 대해 견디기 어려웠다고 한다. 학교에 찾아온 학부모가 그렇다면 그 학부모는 집에 돌아가 자녀들에게도 그렇게 가정교육을 시킬게 뻔한데... 그리고 그렇게 집에서 배운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기간제 교사를 보는 눈빛 또한 그 어머니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때문에 전체 교사의 적잖은 일익을 담당하는 기간제교사가 솔직히 학생들로부터 제대로 인정받지도 못한 채 스트레스는 참 많이 받는다고 했다. ![]() 사진은 본문기사와 관련 없음/e수원뉴스 편집실 제공 예를 들어 학교에 손님이 오면 커피를 타 나르는 일도 그렇고, 그것 정도는 일반 회사의 신입사원들처럼 통과의례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심지어 훈육을 할때 여학생들에게조차 '언니'라는 말까지 듣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부르는 학생들이에 대해 다른 기간제 교사에게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었더니 그냥 그러려니 하며 웃어 넘기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기간제 교사도 임용이 끝나는 날까지는 엄연히 교사이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다. 그렇다고 기간제 교사들이 학생들더러 "너희들 왜 기간제 교사라고 우습게 아니?"이럴수도 없고 "앞으로 기간제 교사인 내게도 일반 교사들과 똑같이 대하라"고 말할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한번은 동생이 아이들끼리 앉아서 농담을 하는 옆을 지나던중 저희들끼리 조그맣게 한다고 한 말이 동생의 귀에 들렸는데 그 말이 참 놀랄 지경이었다 한다. 한 아이가 정색을 하고 "기간제는 선생님 자격증 없는거 아니야?" 라고 하더라나... 동생은 순간 뒷통수를 망치로 맞는 느낌이었다며 사람 비참해지는거 순식간이더라 했다. 그런 와중에서도 희망은 느낀다. 애들이랑 맘 터놓고 이야기하며 있을때, 애들하고 진지하게 수업하고 함께 호흡 할때, 애들이 귀 기울이고 잘 들을때, 멀리서도 동생이 보이면 인사해 줄때... 비록 기간제 교사지만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하고 잘 가르키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한다. 졸업하는 아이들이 "선생님, 정식으로 합격해서 우리학교 꼭 다시 오세요"이러면서 떠나갈때는 눈물도 쏙 빠진다 했다. 그런 아이들에게 엉뚱한 편견과 무시하는 언행은 정말 극히 일부 부모님들 때문 아닌지... 우리 다함께 서로를 아끼며, 인정하고, 배려하며, 차별이 존재하지 않고, 편견없이 대하는 넓은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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